운동은 '소프트 웨어'도 향상시킨다.
신경가소성, 우리의 신경계는 평생에 걸쳐 적응을 한다.
0. 서론
운동을 통해서 육체뿐만 아니라 뇌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너무 단적인 예시긴 하지만 맞는 말입니다. 이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이 가능한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약물 치료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신경 가소성과 일반인들이 알아두면 좋은 점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신경가소성이란 무엇인가?1.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란?
신경가소성이란 운동을 포함한 새로운 과제,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신경계의 구조 및 기능을 변화시키고, 재조직하는 뇌의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신경가소성을 촉진하는 [조건]이 충족이 되면 몸 안에서 신경 세포(뉴런)와 신경 세포 사이의 연결인 시냅스의 형성이 증가하기도 하며(synaptogenesis), 아예 새로운 신경 세포가 형성되기도 합니다(neurogenesis).
중요한 건 이러한 구조적 가소성(structural plasticity)만이 신경가소성을 뜻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조적 가소성이랑 관련이 깊긴 하지만 학습과 기억을 통해 기능적 가소성(functional plasticity) 역시 발생합니다. 운동을 통해서 단순한 단기 기억이 아닌 영구적인 변화를 도모하는데, 이러한 기능적 가소성에 의해 영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내 몸을 움직이는 데 있어 효율성까지 얻게 됩니다.
생명체에서의 가소성은 변화에 따른 적응, 대처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 말은 항상 긍정적인 변화만 나타나진 않는다는 것이죠. 신경 조절 구조의 경우 "Use it or lose it" 법칙을 따른다고 합니다.
즉, 운동 부족은 노화에 따른 신경 구조의 퇴행에 있어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근육과 뼈와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운동을 꾸준히 해오는 사람들에 비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운동을 꾸준히 진행한다면 신경 가소성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운동을 시작하면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근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신경계가 적응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업 중에 발생하는 주의 집중, 반복, 긍정적인 피드백, 목표 지향적 과제와 학습자의 동기 부여 등을 통해 신경가소성 촉진이 최대화(maximize)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복잡계 이론(dynamic system theory)에 따르면, 인간은 개인-과제-환경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움직임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거나 배우며 학습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초기에는 신경 조절 구조의 고위 영역, 즉 '뇌'에서의 역할이 큽니다.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신경가소성이 촉진되고 자동화 단계를 거치는데, 이로 인해 뇌에서의 부담이 점점 감소하게 되며, 처음처럼 많은 집중이 필요하지 않아도 동작을 꽤나 능숙하게 수행하게 됩니다.
골프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처음에는 골프채로 공을 맞추는 것도 힘들고, 다리/허리/팔이 따로 놀아 올바른 자세를 잡는 것 자체도 힘들지만, 후에는 골프공을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에 신경을 쓰되, 자세는 처음처럼 신경을 안 써도 잘 나오죠? 이것이 반복을 통한 자동화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요약하면 운동을 반복하면 감각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명령을 내리는 상향성/하향성 신경 경로에 구조적(neurogenesiss, synaptogenesis), 기능적(effectiveness) 변화가 일어나 운동 전보다 노력을 덜 들이고도 효율적인, 숙련된 과제 수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단순히 숙달된 동작을 의미 없이 정형적으로(stereotypical) 반복하는 것은 신경가소성을 촉진하는 데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동작의 정확성을 챙기되, 복잡성(complexity)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헬스장에서 단순히 기구 3개만 쓰는 사람보다는 여러 운동을 배우려는 사람에게서 신경가소성의 촉진이 더 잘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3. 신경가소성에 대해 알면 좋은 점
낙상사고 아이콘
노인이나 장년층의 경우, 운동을 통해 노화에 따른 신경 조절 구조의 퇴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 '전이'될 수 있는 운동과 여러 근력 운동을 수행하면 출력해 낼 수 있는 움직임의 '범주'를 넓힐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분들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부상을 많이 당하시는데, 이는 울퉁불퉁한 지면으로부터 받는 감각 정보에 맞는 움직임을 산출해 내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회원님들에게 쓰는 찰떡같은 표현이 있는데요, 운동은 '하드 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 웨어'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운동을 가르치고, 몸과 운동에 대해 공부하는 코치로서 잘 길들인 운동 습관으로 추후 병원비를 아낄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