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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29. 2023

라떼 서울의 딜레마

나는 나의 심지에 불을 붙이자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서울에서의 삶은 그저 평범하게 일을 하고 남은 시간에 친구를 만나 음식을 먹고. 문화생활을 즐긴 후 그렇게 잠을 잔다. 반복하다가 주말에는 여행을 가거나 체력을 보충하고 교회를 가겠지. 


그렇게 시간이 가는게 싫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비싼 서울 물가를 감당하고.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가면 그 무서운 현실을 봐야하는게 무서웠다. 


'젊음'이라는 것에 취해 술 마시고 노는 것이 시간 아깝게 느껴졌다.

방금 친구와 통화를 하고 깨달았다. 나는 재미난 일을 하고 싶다. 무언가를 만들고 생산을 하고 싶다. 

그리고 잘 하고 싶다.


알맹이 없는 이야기들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집 밖을 나서서 무언가를 하면 아주 쉽게 나가는 돈들이 억울하고 싫었다. 서울에 잠깐 들어가면 새로 옷을 사고 다시 단장을 해야 될 것 같은 그 느낌이 선뜻 반갑지는 않다. 생각없는 바보 소비자가 되는 느낌이다. 


거대한 마케팅과 기업 손아귀에 놀아나는 한명. 소비를 하는 한 시민 말이다. 


이곳 생활은 아주 지루할 만큼 자극이 없다. 자연으로 둘러쌓여 서울과 상반되는 곳이다. 내가 받는 자극과 영감은 학교와 인터넷 세상 뿐이다. 유학 자취생활을 하다보니 깨달은 것은 우리는 항상 밥을 먹는다. 매일 최소2끼를 먹는다. 신이 내린 벌 같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밥'이라는 무한한 굴레속에서 탈출할 수 없는 우리 인간들. 밥을 배불리 먹고 끝냄과 동시에 내일은 뭐 해먹지..라는 생각으로 힘들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밥을 먹는 '숟가락'에도 나의 취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동을 먹을 때 먹는 국물 숟가락 같은 스타일은 너무 불편하다. 숟가락은 입 안에 딱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로 아주 약간의 굴곡만 존재하길. 숟가락 대는 짧지 않기를. 


자연스럽게, 오브제에 관심이 갔다. 나만의 브랜드 , 나만의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싶은데 그 오브제에 내 패턴,그림 그리고 대표 컬러들로 제작하고 싶다. 최근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돈'을 최대한 모아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공간에 그래픽 잡지들, 그래픽 자료들을 같이 공유하고 한켠에는 전시를 무료로 진행하는 쇼룸 / 편집샵 / 이야기 공간. 등. 


그리고 새로운 나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싶다. 나와 비슷한 가치관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서로 자극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디자인관련 계정들만 팔로우하는 계정으로 요즘 아침마다 인스타 파도타기를 하는 중인데 그들이 서로 댓글로 인사를 주고 받고, 사업을 진행하고, 고민상담을 하는 것들이 부러웠다. 그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갈 수 없다면 내가 움직이고 내가 나의 존재를 외쳐서 사람을 모아야 되겠다. 


나의 심지에 불을 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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