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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May 13. 2024

고전과 테니스...

망매지갈...

망매지갈(望梅止渴) - '매실을 보며 갈증을 해소하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도 가질 수 없는 경우를 '그림의 떡'이라 한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 전혀 필요가 없을까? 아무런 실속이 없는 일이긴 해도 그림의 떡으로 굶주린 배를 채운다는 畵餠充飢(화병충기)라는 성어대로 허황된 공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 이점도 있다.      


신 과일의 대명사 매실은 바라보기만 하여도(望梅) 입에 침이 고여 목마름이 해소된다(止渴)는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망매해갈(望梅解渴), 매림지갈(梅林止渴)이라고도 하는 이 말에는 또한 허황된 말로 남의 욕구를 자극하여 희망을 줄 뿐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뜻으로도 쓴다.    

 

중국 삼국시대 때 위나라의 조조가 대군을 거느리고 행군을 하고 있었다. 때는 한여름이라 무더위에 지친 장병들은 녹초가 되어 가는데 마실 물도 떨어진 지 오래다.      


수원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하자 전군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만큼 지치고 목말라했다. 잔재주에 뛰어난 조조가 한 가지 절묘한 꾀를 생각해 내고서는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저 산 너머에는 매화나무 숲이 있다고 한다. 거기에는 매실이 주렁주렁 풍부히 달려 있다. 어서 가서 맛도 달고 신 매실을 먹으면 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前有大梅林 饒子 甘酸可以解渴/ 전유대매림 요자 감산가이해갈).'     


이에 병사들은 매실이라는 소리만 듣고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침이 돌면서 정신을 차려 행군을 계속했다고 한다.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면서 테니스 갈증을 해소하다.'    

 

많은 스포츠 인들이 이미지트레이닝을 훈련과 접목하여 실전에서 활용한다는 건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이미지트레이닝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걸까? 그 훈련이 직접 내 몸에 근육량을 늘려주어 운동 수행 능력을 높여주는 건 아니지만 뇌를 활용한 근 신경계의 민감도를 향상하게 하는 상상 훈련을 함으로써 그 동작에 필요한 근육 신경에 자꾸 인지시켜 효과를 보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예로 우리들이 많이 들어본 '쉐도우 복싱(shadow boxing)' 또한 이런 이미지트레이닝을 이용한 방법이다. 실제 스파링을 하지 않고도 혼자서 앞에 상대가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동작을 수행하는 것인데, 그냥 앉아서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것과 실제 연습해야 하는 동작이 접목되어 더 좋은 효과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기량 향상을 희구(希求)하는 테니스 인들이 많다. 당장 코트에 나갈 수가 있는 처지가 아니라면 라켓을 쥐고 상상하면서 빈 스윙을 하고, 라켓마저 없다면 빈손으로 그립을 만들어서 이미지를 하면서 동작을 반복하면 그에 대한 갈증이 조금이라도 해소되지 않을까?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맞붙는 공상은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원하는 샷이 상상한 거처럼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희망을 낳으므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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