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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Jul 03. 2024

테니스는 내 삶의 일부...

당구벙개...


billard club...
당구장입니다.  

소싯적엔 정말 매일 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어른이 된 후엔 거리를 다니면서 건물 2층 유리창 선팅에 ※ 표시를 봐도 그저 무감각으로 스쳐 지나는 그런 곳이 돼버렸네요.

그 옛날에는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재미있는 게 또 뭐가 있을까? 했을 정도로 학창 시절 그 재미에 푹 빠졌던 당구였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건 '테니스'로 변했습니다. 앞으로 테니스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또 없겠죠? ㅎ

어젯밤 모처럼 직원들과 당구장을 찾았습니다.

시설이나 분위기 면에서 많이도 달라진 당구장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당구대에 납작하게 엎드려 담배 연기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볼을 겨냥하는 신중한 폼들,,, 여기저기 그런저런 풍경은 예전 그대롭니다.

당구 용어는...
겐세이, 맛세이, 바킹, 오시, 히끼, 돗대, 하코마시, 우라마시, 오마시, 겐뻬이, 등,,,

거의 日本 용어이고 게임 방식을 말하는 쓰리쿠션, 포켓볼, 나인볼, 식스볼은 영어를 씁니다.

아!... 한국말도 있군요
공끼리 붙어버린 '떡'과 "아줌마 여기 났어요~" 지금이야 게임이 끝나면 벨을 눌러 한 게임이 종료를 알리지만 아주 옛날엔 그렇게 말로써 외쳐댔습니다.

당구를 치면서...
'테니스와 관련된 뭐는 없나?' 하고 생각해 보지만 전혀 없습니다.

타구 시...
큐 끝 가죽 재질인 담뿌와 볼의 면이 닿을 곳, 상, 중, 하를 겨냥하여 치는 것이 라켓과 볼의 컨택 시에 놓인 상황에 따라 두텁게 치거나 또는 위아래로 스핀을 거는 것 정도?

억지로 연관 지어 본다면...
'히끼'라는 기술은 볼 아래를 깎아 치는 타법으로 힘 조절에 따라 드롭숏이라고 할 수 있고, '오시'는 볼의 상단을 주욱--- 밀어 치는 기술로 상향 스윙을 하는 드라이브?


중(中)을 주고 치라는 말이 있는데 볼에 회전을 걸지 말고, 말 그대로 가운데를 겨냥해서 치는 것인데 플랫 성 타구로 임팩트 후 볼을 조금 더 밀고 가는 것 큐를 세워서 볼의 옆 면을 찍는 '맛세이'는 발리와는 조금 연관이 있을 듯합니다.

테니스와 공통적으로 쓰이는 용어로 삑사리가 있는데, 이것은 테니스와는 달리 득점하는데 전혀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 중 우연찮게 반복되는 앞사람의 겐세이 볼이나 주위에서 은근히 날리는 멘트가 심리적으로 작용하여 플레이하는데 영향을 받는 정도가 테니스나 당구나 비슷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져본 큐대...
마음은 옛 시절 300점 그대로인데, 웬걸 힘 조절이 정말 안 되네요. 오래도록 안 쓰면 녹이 스는 칼이나 큐대나 라켓은 똑같다는 만고의 진리를 체험하면서 오랜만에 그 시절로 돌아가 즐거움을 나눴습니다.

200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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