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거트 Jul 04. 2023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

비 좋아하세요?

장말철이라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비 내리는 날을 이야기하면 10에 8은 싫다고 한다.

하지만 난 비가 너무 좋다...

비 내리는 날이 너무 좋다..

물론 비를 많이 맞아 홀딱 젖는 건 곤란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좋다.


언제부터 비 내리는 것을 좋아했을까?

생각을 해보면...... 진짜 거의 30년 전 초등학교 때로 기억이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난 진짜 깡 시골에 살았다.

어느 정도 시골이냐면 통학버스가 아침에 한 대 있었고, 하교하는 버스는 있지도 않았다.

비나 눈이 와서 버스까지 빠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도로가 흙길이었다.) 거기서 부터 학교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선생님들도 비나 눈이 올 때 늦으면 지각으로도 체크하지 않으셨다.


위에 글을 썼듯이 집에 오는 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난 하교를 항상 걸어서 해야 했다.

초등학생 땐 한 시간 중학생땐 한 시간 20분을 걸어야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중학생 때 겨울에는 종례도 받지 않고 청소만 하고 후딱 집에 가곤 했다. 

요즘 그 길을 차를 타고 가면 내가 어떻게 걸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매일 걸어서 집에 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버스를 두 번 타고 집에 오는 날이 있다. 

그날은 바로 비가 오는 날이다.

비가 오면 시내를 거쳐 버스를 두 번 타고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루라도 편안하게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있을 때 비가 시작되면 학교 앞 문방구 할머니께 돈을 꿔서 버스를 타기도 했다.

지금도 '도당상회'라는 문방구가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동년배들에게 하면 배꼽을 잡고 웃는다.

육이오 때 이야기 하냐고... 그런데 정말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지금 도난 비 오는 날이 너무 좋다. 30년 전의 추억이 떠올라 비만 오면 설례인다.


아!!! 오늘도 버스 타고 집에 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넘지 못할 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