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첼 킴 Nov 22. 2023

Prologue : 작전명, 행복을 사수하라

취향 셀렉트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보통 사람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지하철에서나 거리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특별할 것 없는 일반인이기에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저의 직업은 고리타분한 인상을 주는 교사입니다. 네이버 초록창에 제 연봉이 뜨는 시대에 살면서 사회가 정해준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살고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하루가 지겨워질 때면 여행을 떠났습니다. 어느새 여권에 차곡차곡 쌓인 도장을 세어보니 전세계 30여개 도시를 여행했더라구요. 여행할 땐 좋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면 다시 권태로움을 맛봤습니다. 여행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이 막막했습니다. 여행하자고 퇴사하기엔 당장 월세와 카드값이 걱정되었죠.


하는 수 없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남들이 보기엔 '신기하고 특별하다'고 얘기하는 취미가 여럿 생길 즈음에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LA 출신인 그의 최애 음식은 강된장이라고 했습니다. 완벽한 토종 한국 입맛을 가진 그는 좋고 싫음이 분명했습니다. 그가 술먹은 다음날 해장을 국밥으로 하지 않고 햄버거로 한다고 했을 때 동공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해장을 햄버거로 할 수 있지? 국밥이 국룰인데!' 하면서요. 우리는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방의 취향이 궁금해졌습니다.


군인이었던 그는 '선생님의 취향이 궁금하다'며 '선생님 마음 훔치기 작전을 펼쳐야겠다'는 명대사(?)를 날렸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과 '너'가 좋아하는 것을 번갈아하는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데이트를 하다보니 나도 몰랐던 새로운 나의 모습을 알게 되어 신기했습니다. 집-회사만 반복했던 하루가 차곡차곡 재미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할 데이트가 없다, 할 즈음에 결혼을 했습니다. 우당탕탕 싸우기도 많이 싸웠습니다. 서로 달라서 끌렸었는데 다르니까 싸울 일이 더 많다는 걸 왜 몰랐을까요. 싸우고 화해하는 날들 속에서 각자의 직업을 그만두는 충격적인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퇴사할 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당연히 여기는 모든 것에 '왜?' 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스로가 사회의 암묵적인 타임라인에 맞춰 달리는 마라토너 같았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잘살려고 노력하는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건지 갸우뚱할 때도, 어느 날은 엉엉 울고만 싶고 위로가 필요할 때도 많았습니다.



일기라기엔 무겁고, 에세이라기엔 가벼운 글을 써보려합니다. 브런치에서 주제를 정하라고 해서 한참을 고민했지만 쓰고 싶은 글이 많더라구요. 한국과 미국에 대한 얘기도 해보고 싶고 취미와 취향 찾기에 대한 얘기도 해보고 싶습니다. 연애와 결혼의 차이점, 직업과 자아 성장, 가끔 학교 얘기까지 하는 제 글의 주제를 모르겠어서 글을 관통하는 주제를 '행복'으로 정해봤습니다. 제가 사랑해마지않는 것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매일 행복하고자 노력했던 고민의 흔적들이 궁금하시다면 수요일마다 놀러와주세요.


여러분을 '수요작전회의, 작전명 : 행복을 사수하라!'에 초대합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