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엄마로운 하루의 시작]
경험해보지 못한 일은 언제나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더 쉽게 말하고 간단히 넘겨짚을 수 있다. 내겐 육아가 그랬다.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지만 내 마음에 깊이 와닿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결실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마주한 육아는 상상과 확연히 달랐다. 책과 미디어 속에는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나는 여러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아이는 안 그럴 거야’라는 희미한 긍정으로 걱정을 애써 삼키려 했다. 저변에는 ‘유니콘적’인 아기를 내심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육아에 있어 나의 조그만 바람은 욕심이 되기도 했고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법은 거의 없었다. 아이는 인기가 있는 육아용품인, 이른바 ‘국민템’을 거부하기도 했고 뜬금없는 지점에서 자지러지게 울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왜 그런지 이유에 집착했다. 이유가 명확하면 얽힌 실타래도 가볍게 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이가 우는 이유를 알면 다음부터는 좀 더 자신있게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나의 착각이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경험한 육아에 있어 정답은 없었다. 별다른 이유 없는 울음도, 보챔도 일상이었다. 나는 내가 만든 생각 회로 속에 아이를 맞추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깨달을수록 아득해져 갔다. 가끔은 고요한 지구에 나와 아이만 덩그러니 존재하는 기분이었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나를 꽁꽁 싸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사랑스럽다.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봐 줄 때면 살아오며 느끼지 못한 새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온몸의 세포까지도 기쁨에 북받쳐 가슴 깊은 곳에서 행복이 우러나왔다.
육아는 참 힘들지만 신비롭다. 한 생명이 태어나 자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경험하며 숨 가쁘게 살던 오늘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이번 브런치북 ‘엄마로운 하루’를 통해 아주 보통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긁적이고 털어놓으며 비슷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조그만 쉼표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