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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피 Jan 22. 2024

좋은 사람들과 일한다는 것

어쩌면 이런 카페를 찾아왔던 것 같다

새로 입사하게 된 카페에 출근 5일 차가 되었다.


정말 많이 배우고 실수하고 힘도 들었다. 하지만 그 속에 설렘과 재미가 있었다.

여태 지원해 봤던 카페들 중 가장 많은 질문지를 요구했고 별도의 과제를 통해 하나의 회사에 지원하는 느낌을 받은 카페였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형태의 입사 과정을 거쳤는데 합격 후 일을 시작해 보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나름 잘 알려지기도 했고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며 커피를 내리는 규모가 꽤나 있는 카페였다. 나는 항상 카페에서 일하며 가장 큰 불만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 (월급, 연차, 위생, 안정화된 시스템 등)이 확립이 되어있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지금의 이곳은 지금까지 봐온 바로는 아주 이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소통'이 아주 잘 이루어진다는 점과 팀원 대부분이 '커피'에 진심이라는 것이다.



(소통)

팀원들은 어플을 통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매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할 사항부터 사소한 특이사항까지 모든 팀원이 볼 수 있게 공지되어 있었고 새로 들어온 직원에 대한 피드백들을 꼼꼼하게 공지하여 공유했다. 


이런 '소통'은 팀원들 간의 오해들도 줄일 수 있는 좋은 형태였다. 간혹 배운 것을 까먹고 배우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플의 공지를 해놓음으로써 다시 상기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또한 하루하루 보고서를 작성하기에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다시 복기할 수 있고 그렇기에 배운 내용들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었다.


사실 보편적인 개인카페들(프랜차이즈도 포함)은 이런 보고서 제출을 요하지는 않는다. 필수도 아닐뿐더러 직원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도 있다. 나 또한 필수가 아니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아주 잘 맞는 활동이었다. 내가 배운 것을 다시 떠올리고 글로 표현함으로써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기에 이만한 활동이 없는 듯하다.


또한 '소통'이 잘 된다는 점 중 하나가 이러한 보고서도 모든 다른 근무지의 팀원들과 공통 공유된다는 점이다. 다른 팀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커피에 진심인 사람들)

이곳은 주기적으로 커피를 전문으로 교육해 주는 세미나에 보낸다.

커피 추출하는 개념부터 방식까지 그리고 맛을 표현해 보는 센서리 교육도 하는 듯하다.

이미 스테이지에서 오래 일한 팀원들은 이것에 익숙해 매일 모여 커피를 마시며 테이스팅을 진행한다.

그리도 맛에 따른 추출 변수를 조절한다. 다들 진심이고 커피를 좋아하는 것이 느껴진다.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전문성 있는 바리스타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곳에 계속 있게 된다면 나 또한 전문성을 갖게 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에 한치 의심이 들지 않는다.



지금 내가 속해있는 팀의 팀원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좋은 사람이란 웃어주고 화내지 않으며 친절한 사람을 말하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경험이 중요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좋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경험 많은 사람이 좋은 사람은 아닐 수 있지만 좋은 사람이 경험이 적기는 불가능하다)


나의 팀원들은 나의 상황을 이해하며 실수하고 질문하며 또다시 질문하는 것에 '당연'함을 느낀다.

그리고 반복적인 질문에 되려 고마움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마 그 길이 가장 빨리 팀원과 어우러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적인 일주일이었다. 잘 들어온 것 같고 배울 것이 넘쳐나며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이제 드디어 제대로 된 서울살이가 시작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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