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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피 Feb 08. 2024

내적 여유

흔들리지 않는 이유

사람은 본능적으로 낯선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때문에 새로운 집단에 들어간다는 것은 꽤나 두려운 일이다.


특히 일적인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명 '텃새'라고 부르는 것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어 어렵게 키워낸 자존감을 바닥으로 내몬다.

최근의 내가 바로 그 상황에 맞닥뜨렸었다.


나만 빼고 그들끼리 웃고 떠드는 장면, 일적인 것이 아니고서는 말을 걸어주지 않으며 격려하고

도와주려기 보다는 실수한 것을 잡아내기 바빴다.

아마 그래야 본인들이 새로들어온 신입보다 우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나보다 나이도 어리댄다..

순간 맨탈이 흔들렸다.




경험이 참 중요한 게 바로 저 상황에서 내가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나도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자. 그들은 이미 그들끼리 오랜시간 근무하며 친해졌다.

그들도 새로 온 나를 견제하는 것은 본능이다.


칭찬만 했다가는 신입이 긴장감 없이 일을 대하는 태도가 안 좋아질 확률이 높다.


사실 나도 여러 사람들에게 일을 인수인계하며 가르치는 입장에서 일을 해봤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지금의 상황을 겹쳐보니 '텃새'보다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관점으로 다시 그들을 바라보니 흔히 '선'넘는 행동은 전혀 없었다.

그들의 모든 행동들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그들의 견제를 받아주기로 했다.

그들끼리 재밌는 얘기를 한다면 나는 열심히 일 할 뿐이다. 불쌍해보이면 불쌍해보였지 욕 할 일은 없다.

실수만 찾아내 꾸짖는다면 노트에 필기하며 고칠 의사를 확실히 표현했다.


그들의 이런 행동의 이유를 모르고 받는 것과 알고 받아들이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그들의 판을 읽고 그 판 위에서 놀아주면 된다.


그리고 포인트 하나를 던져주면 된다.

'내가 먼저 다가가기'


의식해서라도(일부러 신입에게는 조금 차갑게 대하려는 것) 나와의 관계를 그리 좋지 않게 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호의적인 한마디를 던지는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악의가 없으며 당신이 나에게 하는 것들이 나에게 별 상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린다.


"오늘 점심 뭐드셨어요?"

난 이 한마디가 이렇게 큰 힘이 있는지 몰랐다.


이 말을 들은 한 팀원은 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 조금 당황한듯 싶다. 별로 이런 사적인 얘기를 안하려고 했지만 먼저 다가온 질문에 대답을 안하는 것은 '따돌림'의 선으로 넘어가기에 그 '선'을 넘길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몇 초 지났을까.. 편의점에서 먹었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나갔다.

별 의미 없는 대화였을지 몰라도 나는 그들에게 그닥 불만이 없으며 열심히 일 할 뿐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 도 있지만..)



'먼저 다가가기'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 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것이다.


말을 거는 등.. 직접적인 방법보다 내적인 강함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이곳에 왜 있으며 그들과 나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하는 것이다.


내가 이 곳에서는 그들보다 경력이 적지만 그것은 '커피' 한정일 뿐 나는 그 외에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꿈이 있다. 그것들은 '커피'처럼 그들과 공통적인 것이 아니다.


모두 다르고 생각하는 미래가 다를 것이다. 나는 그 차별점에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들이 아무리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해도 기죽지 않는다. 되려 '커피'라는 작은 것에(크게 보면 작다는 것이다) 자존심을 부리며 그것밖에 없는 사람은 가난하고 불쌍할 뿐이다.


하나에 뿌리를 깊이 두는 것은 좋지만 너무 깊이 빠져 그것만 바라본다면 뿌리는 흔들리기 쉽다.

깊은 뿌리보다 넓게 펴져가는 뿌리가 더 튼튼하다.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그것에 강점을 키워라 그리고 그 강점을 자신이 뿌리로 두고있는 것과 연관지어내라. 그러면 당신은 그 분야에 어느누구랑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은 일을 할 때 당신을 절대 무너뜨릴 수 없는 자존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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