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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질문하고 때때로 쌍욕을 하라




인생의 최대 난제는 '어떻게 타인에게 호감을 얻을 것인가'이다. 


호감을 느끼는 사람도 없고 호감을 주고 싶은 사람도 없다면, 그 사람은 외롭거나 매우 강한 사람이다.

이문재의 시 <농담>에 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농담> _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호감과 매력은 생존과 번식뿐 아니라 우리의 행복에도 결정적이다.


외로운 사람치고 행복한 사람 드물고, 행복한 사람 치고 외로운 사람도 드물다. 간혹 자발적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누리는 행복도 만만치 않지만, 비자발적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불행은 훨씬 크다. 외로움이 사망으로 이끄는 확률은 대기 오염이 사망으로 이끄는 확률보다 5배 이상 크다.


그래서, 어떻게 호감과 매력을 느끼게 할 것인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기법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재야의 고수들이 써먹는다는 두 개의 전략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고수들의 전략이다 보니 어설프게 잘못 쓰면 오히려 낭패를 입을 수도 있음을 미리 경고해 둔다.



가끔 쌍욕을 하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유명한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체코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온갖 탄압을 받은 나머지, 고국인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한다. 망명 이후 쿤데라는 자신을 프랑스 작가로 규정하고, 체코와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며 살았다. 그가 20여 년의 프랑스 망명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고향 프라하로 돌아갔을 때 그를 가장 편하게 해 준 것은 1급 호텔의 룸서비스가 아니라 호텔 벨보이의 체코 쌍욕이었다고 한다.


까맣게 잊고 살았던 체코 쌍욕을 듣는 순간, 쿤데라가 벨보이에게 느꼈을 강렬한 호감이 상상이 되는가? 그 쌍욕은 욕이 아니라 고향에 대한 향수(nostalgia)를 불러일으키는 마법이었다. 망명 생활 내내 자신을 따라다녔던 불안과 갈등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치유제였던 것이다. 쌍욕은, 적절히 사용된다면, 심리적 무장 해제를 가져다준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 그래서 대하기가 어려운 사람의 입에서 뜻하지 않게 쌍욕이 튀어나올 때, 우리는 묘하게 안심한다. 그도 인간임을 느낀다. 일순간에 그와의 거리가 좁혀짐을 느낀다. 


만일 자신이 너무 경직되어 있어서 타인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타이밍을 잘 봐서 시원하게 쌍욕을 한 번 날리시라(미리 주의를 드렸듯이, 부적절한 쌍욕과 남발되는 쌍욕은 부작용이 심하니 조심해서 이 전략을 쓰셔야 한다).



자주 질문하라



교양으로 심리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은밀한 관심사 중 하나는 이성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매우 실망스럽게도 심리학이 주는 메시지는 진부하기 짝이 없다. '유사성을 늘려라', '근접성을 높여라'처럼 싸구려 간판에나 등장함 직한 '파격 세일', '마감 임박'과 같은 메시지들뿐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가 제시하는 전략 하나는 제법 신선하다. 


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방법은 질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강한 호감을 보인다고 한다. 질문이란 상대를 향한 관심의 표현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은 상호성 원칙에도 잘 부합한다. 면접관들이 기본적인 질문 외에 어떤 추가 질문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직감한다. 질문의 부재가 호감의 부재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호감을 주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질문하라. 그것도 자주.


작가 이석원이 <언제 들어도 좋은 말>로 “뭐해요?”라는 질문을 꼽은 것도 같은 이치이다.

(너무 많은 질문과 부적절한 질문의 부작용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자주 질문하고 때때로 쌍욕을 하라.
믿기 어렵겠지만 시도해 볼 만한 호감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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