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 성격에 대해 알아야 할 단 한 가지

성격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혹시 나씨세요?”

“아뇨, 최씬데요.”

“아, 성을 물어본 게 아니구요, 성격을 물어본 겁니다.”

“(아씨, MBTI 아류가 또 하나 생겼구나) 나씨요? 그게 뭔데요?”

“그게 뭐냐면요....”


나씨는 정확하게는 나시(NASI)이다. Negative Affectivity와 Social Inhibition 두 단어의 이니셜을 합한 말로써 두 가지 특징들이 결합된 성격 패턴을 의미한다.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가장 불리한 혹은 “나쁜 특징” 두 개를 콕 찍어서 만들어낸 말이다. 16개 유형 모두를 좋은 말로 채워놓은 MBTI는 “나쁜 성격”을 없애 버렸다. 참 나쁜 성격 검사이다.


나씨 패턴을 지니고 있으면 건강, 행복, 인간관계, 수면 등 삶의 전 영역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자나 고혈압 환자들에게서 나씨가 발견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게서 발견될 확률보다 3-4배가 높다. 콜레스테롤 못지않게 심각하게 관리해야 할 대상이 나씨이다.


부정정서성(Negative Affectivity)은 글자 그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불행감, 불안, 그리고 짜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성향이 높으면,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과도하게 화를 내며, 쉽게 짜증을 낸다. 감정의 기복도 심하다. 세상에 대한 불신이 가득해서 사람들을 잘 믿지 않는다. “나(NA)” 성향은 그 자체로도 삶의 위험 요인이지만, “씨(SI)”를 만나게 되면 그 위험성이 훨씬 증폭된다.  


극도로 내성적이어서 사회적 접촉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성향, 즉, 사회 억제 (Social Inhibition) 성향과 결합하게 되면 부정정서성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사회적 억제가 심한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불편해하여 그 자리에서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칵테일 파티와 같은 모임에는 잘 나가지 않는다.


부정 정서성이 강하더라도, 낯가림이 없어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치유받고 회복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신을 억제하는 사람들은 그런 자연 치유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나씨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위험 신호다.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심장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행복감이 바닥을 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외로움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직장에서는 번아웃을 경험할 확률도 높다.


직장인들이여, 제발 MBTI 테스트만 하지 말고 (참고로 글쓴이는 심리학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MBTI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으나, 누군가 1억을 준다면 할 의향이 있음), 제대로 된 심리 검사를 통해 자신이 나씨인지 확인해 보시라. 


나씨 테스트를 쉽게 하는 방법은 Big Five 성격 검사 (카카오 빅파이브 검사 링크)를 하신 후에, 거기서 신경증 성향 점수와 외향성 점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신경증 성향 점수가 지나치게 높고, 외향성 점수가 지나치게 낮게 나오면 나씨일 가능성이 높다. 


성격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MBTI로 희화화될 대상이 결코 아니다. 

서둘러 나씨인지 확인해 보시라.


P.S. 나씨 성을 가진 분들 중에 언짢은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원하시면 나씨 검사를 해드릴 수 있음을 밝힌다. 









직장인을 위한 마음 충전소, betterly

마음 챙김 오디오 콘텐츠, betterly sounds






이전 02화 성공적으로 삶을 바꾼 많은 이들은 왜 이사를 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