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탈리아 맞아? / 북부이탈리아 (볼차노, 오르티세이, 시르미오네)
강렬한 장면을 선물해 준 유럽 자동차 여행의 첫 경험
유럽에서의 첫 렌터카 여행 도전은 2017년부터 시작되었다. 2014년 크로아티아 여행 때 아름다운 해안선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저 마을 너무 예쁘네. 렌터카를 이용했다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그리고 다음 유럽 여행 때는 꼭 자동차 여행을 하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그런 내 결심이 실현된 것은 그로부터 3년 후인 2017년 스페인 여행에서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새롭게 렌터카 여행에 도전한다. 알면 알수록 매력으로 다가오는 안달루시아 지방을 자유롭게 렌터카로 여행한다는 사실만으로 여행을 준비하며 얼마나 설렜던지... 나이가 들면 새로운 도전보다 안전을 더 추구한다는데 나는 어찌 된 건지 아직도 새로운 도전이 좋다. 특히 여행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나에게 두려움보다는 언제나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설렘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런 설렘의 감정이 좋다. 그리고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내가 좋다.
- ‘안달루시아의 매력을 만나게 해 준 스페인 렌터카 여행’ (조안나 여행을 그리다, 2017. 12.) 중에서 -
그리고 스페인에서의 첫 렌터카 여행은 강렬한 장면을 나에게 선물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광활한 평야가 펼쳐진 스페인을 달리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특히 톨레도에서 세비야를 달릴 때는 고속도로가 아닌 그냥 2차선의 시골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길이 꼬불꼬불하지 않았다. 북에서 남으로 쭉 뻗은 도로... 산도 거의 없었다. 겨우 구릉 정도... 양 옆으로 평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그 길을 우리는 아우토반 길인 양 130㎞로 쭉 달리고 또 달렸다.
이곳에서 나는 내 평생 절대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만난다. 해질 무렵이 지났는데 여전히 눈앞에는 해 지기 전의 밝음이 존재한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겨울에 해가 늦게 지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이 시간까지 지지 않다니... 그 순간 일행이 나에게 흥분하며 말한다. “쌤~ 우리 뒤는 어두워요. 해가 졌어요. 백미러를 보세요.” 백미러로 바라본 장면에 나는 전율한다. 우리 차 뒤로는 어둡다. 그런데 신기하다. 우리 앞은 여전히 해가 지지 않아 밝다. 헐~~ 우리 차 속도 130㎞. 그러고도 한참을 이 같은 장면은 이어진다. 우리가 지나온 뒤는 어둠... 하지만 여전히 앞은 해가 지지 않은 상태... 마치 우리가 지는 태양을 거슬러 태양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신기한 체험이었다. 눈으로 이 장면을 또렷이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의 렌터카 여행 중 톨레도에서 세비야까지가 가장 긴 여정이었다. 서울-부산거리보다 훨씬 더 긴 477㎞. 아직 일행이 수동기어에 익숙하지 않아 많은 시간을 혼자 운전을 해야 했지만 힘듦보다 더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렌터카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어둠을 가르고 태양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이런 짜릿한 경험을 과연 할 수 있었겠는가? 이 경험 하나만으로도 나의 유럽 렌터카 여행은 성공이었다.
- ‘환상의 스페인을 만나다’ (조안나 여행을 그리다, 2017. 12.) 중에서 -
이 경험 이후 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동차 여행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들었다.
자동차 여행으로 만나는 이탈리아 소도시
로마, 베네치아 여행 후 우리들에게는 새로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18일간의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이탈리아 북쪽 볼차노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남단 레체까지 북에서 남으로 이동하며 작은 소도시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이탈리아는 한 나라가 아닌 다양한 나라들이 모인 작은 대륙이라고 표현한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실제 여행을 준비하며 그 말에 백 퍼센트 공감했다. ‘어떻게 한 나라 안에 저렇게 다양한 색을 지닌 소도시들이 존재할 수 있지?’
이탈리아 소도시를 좀 더 구석구석 돌아보기 위해서는 렌터카 여행이 답이다.
유럽에서 몇 차례 렌터카를 빌린 경험이 있어 차를 빌리고 반납하는 과정이 더 이상 어렵지 않았다. 물론 그동안 메이저급 렌터카 업체만 이용하다 이번엔 처음으로 오토비아(Autovia)라고 나 역시 처음 들어본 소규모 렌터카 업체 차량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우려(다른 업체와 비교해 렌털값이 너무 차이 나게 저렴해서 혹시 사기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었으나 막상 현장에서의 차량 인수 과정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나이 지긋한 직원 할아버지가 대단히 친절했으며 꼼꼼하게 일을 처리해 주셨다. 더군다나 당초 우리가 예약한 차량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차량을 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추의 말에 의하면 우리 짐이 생각보다 많아 원래 차로 받았으면 자칫 짐이 실리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이 차는 연비도 좋은 편에 속했으며 무엇보다 17일 동안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우리의 발이 되어준 고마운 차다.
참고로 렌터카 관련 경비 지출 내역이 궁금할 것 같아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2024년 1월 기준)
인수: 베네치아 트레비소 공항 / 반납: 바리 공항 (총 17일)
렌터카 업체: Autovia
차량: Volkwagen Polo (원래 계약한 차) → Volkwagen T-CROSS(업그레이드된 차, 소형 SUV)
풀커버 보험 가입 / 운전자 2명 / 편도요금(€73.20) 포함
렌터카 총 대여 비용: 약 ₩930,000
주유비, 톨게이트비, 주차비 (총 17일): ₩632,000
총비용: 1,562,000원 (3인 기준 1일 비용: 92,000원)
결론부터 말하면 3인 이상이라면 무조건 렌터카 여행을 추천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가성비 짱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원하는 곳을 시간적 제약 없이 마음껏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강점이지 않을까? 가다가 “여기 너무 예쁘다. 잠시 멈춰서 보고 가자.” 이게 가능하다는 사실... 한 예로 인터넷상에서 유명하다고 인정한 토스카나 포토 스폿 촬영지를 10곳을 좌표를 찍어 가다가 어느 순간 우리는 좌표를 찍고 가는 여행 일정을 멈추었다. 더 이상 우리에겐 좌표가 무의미했다. 포토 스폿 촬영지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곳이 너무나 많았기에... 토스카나 평야를 달리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소가 나타나면 언제든 멈출 수 있으니까...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운전자가 최소 2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사실. 우리는 다행히 세 명이 다 운전이 가능했지만 운전자 보험 등을 이유로 추와 나만 운전하기로 한다. 추가 주로 운전을 도맡아 하고, 중간중간 내가 교대를 하기로 한다. 그런데 자동차 여행 둘쨋날 오르티세이로 넘어가는 산길에서 내가 차가 눈길에 미끄러질까 봐 브레이크를 자주 밟았더니 뒷자리에 앉은 심이 생전 하지 않는 멀미를 하는 등 난리가 난 상황... 결국 나는 그날 이후 다시는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 아니 추는 절대로 나에게 운전대를 넘겨주지 않았다.~~ㅠㅠ 졸지에 추가 주야장천 운전 전담을 하는 바람에 렌터카 반납 하루 전 결국 피로가 쌓여 된통 병에 걸려 응급실을 가야 하니 마니 하는 초비상 사태까지 초래하게 되었지만...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에서도 자동차 여행이었기에 가능한 선물 같은 장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렌터카 빌리는 첫날 일정을 바꿔 막스마라 아웃렛인 인트렌드에 갈 수 있었던 것도 다 렌터카 덕분이었고, 카레자 호수 가는 길에 뜻하지 않게 만난 겨울왕국의 장면이 그랬다.
무엇보다 초행길도 척척 잘 찾아가는 뛰어난 방향 감각과, 볼차노에서의 살얼음 같은 산길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운전한 베테랑 운전사 추가 있었기에 가능한 여행이었음에 다시 한번 추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조안나 여행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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