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보는 공간의 기하 형상
예시의 '기하 공간 구조'를 크게 보면 '지구권'이 되겠고, 작게는 '가시 공간'인데, 메추리 알 보다 조금 큰 사람의 안구도 동일한 구조입니다.
예시를 '가시 공간'으로 보고 '공간 육면체의 원근 원리'를 살펴봅니다.
먼저, '관찰자 시점에 소실점을 둔 공간 육면체'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것 같이 위-아래가 뒤집어져 있습니다. 즉, 눈 밖의 세상이 안구 안에 들어오면 반전이 되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관찰자의 눈에 소실점을 두지 않고 다른 세 방향에 소실점을 두면, 아래 예시와 같이 다시 반전됩니다. 즉, 안구 밖에 있는 공간 육면체 원근의 기하 원리입니다.
'관찰자가 보는 공간' 그리고 '사물의 공간 범위'
이와 같은 기하학적 고민을 통해 '3차원 이상의 차원 개념'에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곧, 6개 방향에서 동시에 한 사물을 보는 기하 구조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관찰자가 없는 공간'을 그리면 평면적으로 그려지듯, '6개 시점에서 한 사물을 보는 이미지' 역시 평면적으로 그려질 것입니다. 그런 초월 차원에 대한 연구는,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어디선가 이미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요
동양화를 배우면 '사물을 그리지 말고, 여백을 그리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화지에 공간을 그리라'는 말인데, 서양화 개념으로 말하면, '황금 분할', '선 원근법', '대기 원근법'을 모두 포괄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동양화 역사에서는 '기하학 토대의 원근법'을 창시하지 못해서 구체적인 이론 체계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다만, '동-서양 구분 없이 '공간을 창의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공통입니다. 그 관찰은 자연 속의 황금비를 '보는 것'이며, 그림에서 원근을 표현하는 '기법'이고, 공간감을 느끼는 '감각'이기도 합니다.
동양에서 '여백을 그리라'는 의미가 서양에서 르네상스 시기에 '원근법'으로 나타났고, 그 근원에는 '기하학'이 있습니다. 역사 과정을 짧게 요약하면, 고대의 '기하학'이 '건축'과 하나였는데, 달리 말하면, '기하학의 형상이 건축'입니다. 기하학의 이해는 미술적 재능이 필수이므로, 오랜 세월 동안 미술가들이 건축을 겸직했습니다. 건축에서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과 경험'은 '각종 원근법'으로 정립되어 동양의 '여백의 미'까지 아우르는 체계가 되었습니다. 정의하자면, '기하학의 형상은 건축'이고, 건축의 다른 표현은 '공간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공간 디자인'과 '여백을 그린다'는 의미는 동일합니다.
원근법의 시작은 '관찰자의 눈이 보는 공간', 즉 '1점 투시 공간'에 있습니다. 빈 캔버스를 보든지, 작품의 소재를 보든지 예외의 여지없이 일상에서 '사람의 눈이 보는 모든 환경'은 '1점 투시'로 보는 것입니다. 사람의 안구가 둥글고 공간도 둥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면에 그려지는 원근법으로 '공간 속에 있는 모든 방위', 즉 1점 투시에서 5점 투시까지 모두 다 그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면에 공간을 그리는 신비의 체계'로 '입체와 평면이 중복된 3차원 세계'를 더욱 근본적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1점 투시 공간의 구조
'선 원근법의 기본 요소'에는, '관찰자의 눈'이 있고, 그 시선[노란 선] 상에 '사물'이 있고, 사물에 맺히는 '초점'이 있으며, 사물 건너 저편[Forward]에는 '1점 투시 소실점'이 있어서, 그 '4개 요소'가 모두 동일 선상에 있습니다.
거리 인식의 시작
'1점 투시도의 특성'은 '눈이 거리를 인식'하는 '첫 기하학적 체계'라는 의미가 있어서 다른 모든 투시도의 근본이 됩니다. '거리'의 기본 개념은, '관찰자와 사물 사이의 간격'입니다. 그 원근 인식을 통해 '의지적 또는 순리적 운동'을 하면서 더 가까워질 수도,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평면성
'1점 투시 공간 육면체'가 2개 또는 3개의 면을 보이더라도 '소실점은 하나'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공간 육면체 앞면의 테두리가 '직각'이고 '평행'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평면성'이 강합니다.
'평면성'의 강점은 '정밀한 관찰과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을 보고 글을 쓰며, 영화를 보며 감동하는 경우들이 '1점 투시의 평면성'의 발현입니다.
한편, 그 평면성 때문에 그림에서 입체-공간감 표현은 다소 약합니다.
같은 원리로, '멀리 있는 풍경을 평면적으로 인식한다'는 속성도 있습니다. 아주 멀리 있는 대형 건물을 볼 때, 그 건물의 2개 면을 보면서 제법 먼 거리를 평행 이동해도, 두 면중 어느 면도 면적이 늘거나 줄지 않는 경우입니다. 고속철을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창 밖에 지나가는 '멀리 있는 산'이나 '도시 외곽선'을 자세히 보면, 마치 오려진 그림이 지나가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와 같습니다.
중복 투시
'중복 투시'는, '1점 투시도 공간 안에 2점, 3점 투시도가 함께 중복-중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1점 투시 공간'인 도로를 운전하면서 삼거리 갈래 길에 접근할 때, 정면에 있는 건물의 2개 면이 보인다면, 그 건물은 '1점 투시도 공간 안에 있는 사물 2점 투시도 건물'입니다.
신호 대기 중 고개를 돌려 길 옆 빌딩을 올려다보면, 그 건물은 '한 면이 가려져 2개의 면'만 보이는 '3점 투시도 건물'입니다. 그 건물의 소실점은 좌-우-위 3개 방향에 있습니다.
그리고 '사물 2점 투시'와 '사물 3점 투시'의 '사이 공간'은 '중복 투시 공간'이 됩니다.
개별 투시
건물처럼 '고정된 사물'은 '관찰자의 위치 이동'에 따라 투시도가 변하지만, 동물이나 자동차 같이 자체적으로 '운동하는 물체'는 운동 방향에 따라 투시도가 변합니다. 길을 가다가 혹시, 도로에서 큰 다중 추돌 사고가 있어서 승용차, 버스, 트럭, 바이크 등이 뒤죽박죽 뒤엉켜 있는 사고 현장을 본다면, 그 차량들 각각의 투시도가 모두 다른데, 개별 투시의 예입니다. 끔찍한 예를 들어 미안합니다.
1점 투시도의 특성을 전반적으로 담아낼 구도를 고민하다 보니, 실제 환경에서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건물이나 이동 수단 등을 다양한 1점 투시로 그려봤고, 그것들을 조합해 보면서 결국 한 이미지에 담아낼 수 있는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그 구도가 아무래도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비현실적이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비현실이라면 꿈에서 본 풍경을 그려도 상관없겠다 싶었고, 간혹 꿈에서 보는 '1900년대 초 유럽의 풍경'을 그 구도로 그렸습니다.
'꿈에 본 20C 초 유럽'
이 구도는 세 투시도를 중복시켰는데, 결국 '5점 투시도'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나 좌측 건물의 어두운 면이 보이지 않도록 화면을 잘라버리면 곧 '1점 투시의 그림'이 됩니다.
화면을 'X자 구도'로 구성해서 '공간과 사물의 대비'를 살렸습니다. 화면을 '우상좌하 대각선'으로 나눠서, 좌측은 공간의 비중을 크게 하고, 우측은 사물로 가득 채웠습니다.
지평선 위-아래를 나눠서 보면, 위는 공간이 크고, 아래는 사물로 꽉 차 있습니다. 그러나 사물과 사물 사이의 공간 표현에서 큰 공간과 작은 공간이 대비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지면의 높낮이'에서도 대비를 줬는데, 좌측 지면은 낮게, 우측은 눈높이 선상까지 끌어올려 근경이 되도록 했습니다. 때문에, 근경, 중경, 원경의 구분에도 효과적인 구도가 되었습니다.
중복 투시를 보이기 위해서는, 우측 건물들을 '1점 투시도'로 그렸고, 좌측 건물은 '2점 투시도'로 그렸으며, 좌측 도로변의 차량들은 3점 투시로 그렸습니다.
개별 투시의 예를 보이기 위해서는, 도로의 차량들과 함께 '3점 투시의 증기 기관차'를 그렸습니다. '1점 투시 소실점을 향하는 원근감에 더해, '곡선 구도'를 추가해서 운동감이 배가되도록 했습니다.
1점 투시의 평면성에 관해서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보니 움직임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고, '평면적인 전체 구도'와 '증기 기관차의 곡선 운동'을 대비시켜서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거리가 먼 3점 투시도의 차량과, 원경의 건물들 표현에도 '1점 투시의 평면성'이 있도록 그렸습니다.
공간 분석
세 투시도의 '공간 육면체 실선'을 그려 '중복 투시의 예'를 구체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건물들의 배치 방향에 따르는 중복입니다.
'1점 투시 공간[노란색]'의 특징'은, 공간 육면체의 앞면이 거의 직각-평행이면서 나머지 모든 실선은 한 소실점을 향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관차를 3점 투시로 그려 '중복 투시의 예'가 되게 했습니다.
'2점 투시 공간[청록색]'은 지평선상 좌-우 두 곳에 소실점이 있으며, 지평선과 눈높이 선이 일치하고, 눈높이 선과 눈중심 선은 직각입니다.
'3점 투시 공간[보라색]'의 특징은, 3개의 공간 면을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멀리 있고 작기 때문에 입체감이 약하고, '1점 투시의 평면성'이 부각됩니다.
그런데 어떤 곳은 투시 원근의 기하 원리에 맞지 않게 그렸습니다. 경우를 보자면, 화면 우측 '건물들의 기울기'가 1점 투시 공간 안에 있으면서도 '수직-평행'이 아닙니다. 만약 수직으로 맞춘다면, 거물들은 화면 안쪽으로 기울어져 보이게 됩니다.
'원리에 맞추면 눈이 어색함을 감지하는 경우'가 흔한데, 원인을 치밀하게 살피면 거의 대부분은 원리에 맞게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근법 원리에 맞추는 것이 기본이지만, 원리에 맞는 것이 혹시 더 어색하다면 차라리 눈에 어색하지 않도록 그리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아이템이고 또 원근법 설명에 기차보다 좋은 소재가 없어서 '증기 기관차'를 그렸습니다.
되도록 상세하게 그렸는데, 그림 전체가 상세하면 여백의 미가 없어 꽉 막힌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대충 그리자니 욕구 충족이 되지 않고 해서, '기하학의 '입체와 공간'에 대한 개념'을 적용해 기관차에 빈 공간을 남겼더니 좀 더 풍성한 재미가 생겼습니다.
'증기 기관차' [Steam engine locomotive]
사물의 한 면만 본다면 '사물 1점 투시도'로 보는 것이고, '1점 투시 소실점'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입체적인 관찰과 표현은 약합니다. 그러나 '다른 투시도 보다 더 '섬세한 완성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돌출과 함몰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해 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투시도 그림에도 욕심을 부려서 극도로 섬세하게 그릴 수 있지만, 그것은 기하학 원리에 맞지 않고, 대기 원근법에는 심각하게 저촉되는 불법입니다.
많은 부품들이 혼합된 복잡한 구조의 상세 원근은 쉽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묘사 없이 분위기만 담아내는 작품들이 많은데, 그 이론적 기반은 '기하학적 단순성'과 연결됩니다. 그러나 정밀한 묘사 과정에서 작가가 누리는 기쁨과 재미, 그리고 보는 관객의 즐거움은 시대와 장소를 떠나 항상 있어 왔습니다.
그런 세부 묘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돌출과 함몰의 구조적 관찰'입니다. 그 관찰 속에는 '기하학의 신비'가 무한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즉 기하학에는 단순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화와 난해한 원리'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사물 투시 분석
사물 1점 투시의 공간 육면체는 평면적으로 그려집니다. 예시를 보면, 공간 육면체가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고, 그냥 평면에 선들만 보일 뿐입니다.
살펴보면, 기관차 둘레의 검은 사각형이 '공간 육면체의 앞면'이고, 중심의 빨간 점이 '소실점'입니다.
'공간 육면체의 앞면-사각형의 꼭짓점'을 연결하는 대각선에서, 좌-우측은 '좌측면'과 '우측면'이고, 위-아래는 '윗면'과 '아랫면'입니다.
소실점을 지나는 두 개의 파란 선 중, 수직선은 '눈중심 선'이고, 수평선은 '눈높이 선'입니다.
나머지 옅은 파란 선들은 '돌출과 함몰의 상세 관찰'을 돕는 '면 분할 선'들입니다. 예시에서는 '16 분할'만 했는데, 대체로 이 정도 분할로도 대부분 정밀한 묘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관찰하고, 또 그려 보면서 되도록 많이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1천 장의 그림이 쌓이면 간혹 하나의 마스터피스가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