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3대 작도 불능 문제'라는 문구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클릭했습니다.
주어진 각을 3 등분각으로 나누는 문제였고, 제한사항은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 만으로 90도 각을 30도로 3 등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는 '작도가 불가능하다'라고 증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증명되었다고 하니 뭐.... 더 살펴볼 것도 없는데, 그런데 '정사각형만 만들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 시도만이라도 함 해보자 싶었습니다.
제한조건 내용은 한번 훑어 보긴 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하나가, 직각자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 그럼, 정사각형 어떻게 만들지?' 했는데,,,,
'아! 자랑 컴퍼스가 있으니 원을 중첩시켜 보면 직각을 만들 수 있겠네.' 싶었습니다.
하나의 직각만 만들어 내면 원으로 정사각형은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생각된 것입니다.
게다가, 원을 중첩시키면 ㅋㅋㅋ, 일정 간격도 만들 수 있으니까 자의 눈금도 굳이 없어도 된다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들 중에 제한조건에 걸리는 게 있는지 살짝 걱정되긴 하는데,,,,
뭐! 상관없죠. 휴식 삼아해 보는 거니까요.
참고로 필자는 중2 때 무서운 수학 선생님을 만나는 바람에 ㅋㅋㅋ, 핑계긴 하지만, 일찌감치 수포자가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화를 잘 내고, 걸핏하면 매를 들던지.... 좀 억울하게 몇 번 매를 맞고 나니, '걍~ 이 수업은 몸으로 때우자' 싶었던 겁니다. 현재 그 선생님에 대한 원망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그리 쉽게 수포자가 되어 버린 그 어린 녀석이 참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이 더 큽니다. 확실히 수학은 어렸을 때 기초를 다져놔야 한다는 거를,,,, 쩝. 나이 들고 나서야.... 쩝.
그래서 꼰대 심정으로 내 아이들에게 했던 잔소리는 '수학과 기하학은 모든 학문의 중심에 있단다.'였는데, 아빠 닮아서 그런지,,,, 쩝쩝쩝.
아무튼, 단지 직선과 원 만으로 90도 각을 3개의 30도 각으로 분할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풀어냈습니다.
몇 번의 혼선이 있긴 했지만, 앞서 생각했던 대로 작도가 된 것입니다. 당연히 수학에 문외한인 나는 어떤 수학 공식도 적용할 수는 없었고, 단지 기하학만으로 이래저래 짜 맞추다 보니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 무슨 필즈상이나 또는 수학자들에게 어떤 인정받기를 바라는 그런 터무니 없는 의도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단순 재미로 해 본 것이니, 검색해 본 여러 글들에 묘사되어 있는 것처럼 꽉 막힌 피해 망상증 환자로 여겨지지는 않길 바래봅니다.
먼저, 풀어 본 완성 이미지를 보입니다.
독자분들도 재미 삼아 한번, 어떤 과정으로 90도가 30도로 분할되는지 앞서 살펴봐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작도 과정을 대략으로나마 읽어 낸 분은 댓글로 나름의 썰을 함 풀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왜냐면, 사실 이 과정이 디자인에서 쓰임새가 제법 많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시계를 디자인할 때도 사용될 수 있겠지요! ㅋ
이제 과정을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과정 1]
종이에 일단 수직선을 그어줍니다.
그 선에 한 점을 찍고 컴퍼스로 원을 그려줍니다.
그리고, 그려진 원의 정수리에 교차된 수직선의 교차점을 확인합니다.
과정 2]
그 교차점에 점을 찍고 처음 그린 원과 같은 크기의 원을 그려줍니다.
그러면, 두 개의 원이 겹쳐지는데, 이때 확인할 것은 좌-우에 만들어진 두 개의 교차점입니다.
또한, 두 번째 원의 정수리에서 수직선과 교차되는 점도 확인합니다.
과정 3]
이렇게 두 개의 원이 중첩되어 '직각'이 만들어졌습니다.
두 원의 좌우 교차점이 수평연결되어 '수직선과 직각인 수평선'이 그려진 것입니다.
과정 4]
그리고, 수직-수평선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하는 동일한 크기의 원을 그려줍니다.
이 원의 1/4 곡선에서 30도 각의 분할이 진행될 것이므로, 핵심 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정 5]
빨간색 원의 정수리와 수직선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동일한 크기의 원을 그려주고, 이어서 두 번째 그렸던 원의 정수리의 교차점을 중심 하는 원도 그려줍니다.
그리고 그 두 원이 겹치는 좌-우의 교차점을 수평연결합니다.
그리고 수직 일렬로 나란히 선 원들의 우측 가장자리를 연결하는 수직선을 그려줍니다.
보이나요? 정사각형?
이제 다 된 거나 다름없습니다.
과정 6]
분명한 이미지를 위해서 필요 없는 원들을 지웠습니다.
빨간색 원의 1/4 곡선을 품은, 반지름 길이의 정사각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어서, 정사각형의 네 모서리를 연결하는 대각선을 그려줍니다.
그러면 정사각형의 중심점이 찾아지고, 그 중심점을 잇는 수직-수평선을 그려줍니다.
[여기서, 한 점만으로 어떻게 수직수평선을 그을 수 있느냐?라고 물으신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원 상부의 좌측, 하부의 좌-우측에도 동일한 크기의 정사각형을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에서 확인할 것은, '정사각형의 중심점을 잇는 수직선과 수평선'이 '원과 교차하는 점'을 찾는 것입니다.
과정 7]
작도 완성입니다.
'정사각형 중심점을 잇는 수직-수평선이 원둘레와 교차하는 두 점'을 찾아 '원의 중심점'과 연결하면,
90도 직각에 3개의 30도 각들이 분할됩니다.
분명 눈금자도, 직각자도, 각도기도 사용하지 않고 다섯 개의 원으로 하나의 정사각형을 만들어, 그 교차점 연결로 30도 각 등분을 만들었습니다.
인상
그거 아실까요?
위의 직선과 곡선의 두 교차점이 또한 '황금비율과 분할의 원리에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이 작도를 하고 보니, 칸딘스키의 추상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구성이 분명 닮아 있습니다.
기하학은 미술에 원근법을 선물해서 평면에 공간을 만들기도 했고, 또한 그 기하학 컴포지션 자체에 있는 아름다움이 '순수 추상 미술'로 나타난 것입니다.
물질계의 시작인 점의 0차원에서 근원한 선의 1차원과 면의 2차원의 '생동 이치'들을 보는 눈이 기하학이고 그에 대한 미술적 창작이 칸딘스키의 작품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리고 입체와 공간의 3차원 이치는 평면에 거리감과 공간감까지 그려낼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원리가 기술문명의 발전과정에서 사진기로 나타났고, 사진은 영상으로 발전했으며, 영상은 이제 가상현실로 성장했습니다. 미래에는 또 어떻게 발전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