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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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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감 May 03. 2024

60화 - 월요일만 손 꼽아 기다리는 시간

 월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가 지날수록 월요일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행복하다.


 월요일에 tvN에서 '선재 업고 튀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tvN 선재 업고 튀어 공식홈페이지


 처음에는 혜윤언니가 나온다는 소식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서 원작인 웹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선재와 솔이에게 스며들었고, 드라마가 시작된 후로 웹소설과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에 달라진 부분들을 찾아서 비교하는 게 재미였다.


 선재 업고 튀어를 나노 단위로 쪼개서 분석하고 있던 나의 눈에 톡담회가 들어온 것이다. '그게 오늘이라니...!' 하면서 오픈톡방에 들어간 나는 뜨거운 열기와 빠른 속도를 보고 잠시 뒤로 갔다가 생각했다.


 '톡담회를 하다 보면 분명 저녁 시간인데, 채팅은 칠 수 있을까?' 하다가도 결국 주접에 이런저런 채팅을 치긴 했다. 문제 맞히는 것도 재밌었고, 사람이 많은 거에, 채팅이 많으니 번잡스러운 면과 공식 채팅을 보는 데에 어려움이 생기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그래도 우석 배우님, 혜윤언니와 같은 시간에, 같은 채팅창을 보며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던 순간이다.


 회차가 계속 늘어갈수록 나의 마음은 다른 곳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혜윤언니로 시작했다가 솔이와 선재로, 선재에서 선재의 본체인 우석 배우님으로 갔던 게 태성이에게로 향하더니 그대로 스며들었다.


 일진에다, 싸움 잘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그런 능글맞은 사람이긴 하지만 사람이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자기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 해서 깨닫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함부로 대하거나 상처 주지 않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여기서 솔이와 선재의 나이대별 로맨스를 볼 수 있다는 게 좋긴 하지만 그저 바라만 볼 태성이가 걸리고 현주를 볼 때면 말을 잇기가 힘들어진다.


 현주는 솔이의 둘도 없는 하나뿐인 단짝인데,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했던 내 생각대로 철부지와 결혼을 하고 마는 걸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현주 본인이 그나마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기에 그냥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행복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일요일이 되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져서 선재 업고 튀어를 기다리다가 월요일은 내일 또 선재 업고 튀어를 볼 수 있다고 즐거워 하고, 화요일은 오늘 보면 또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슬퍼도 웃으며 선재 업고 튀어를 보곤 한다.


 수요일부터는 선재 업고 튀어가 없어서 재방송을 몇 번씩 돌려 보기도 하는데, 이젠 무슨 장면이 나오고 어떤 대사가 나오는지를 외운 것 같다.


 이렇게까지 빠져서 과몰입하는 덕후가 될 생각은 없었는데, 내 생각보다 아주 많이, 깊이 빠져서 허우적 대는 중인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월요일이 기다려질 수가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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