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싶은 진짜 이유

by 최다함

나는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유튜브를 하고, 강연을 다니고, TV에 나오고,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 출간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 그 이유가 직업 작가가 되어 글쓰기와 책 쓰기로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마침내 돈과 인기와 힘을 얻고 싶어서라고 생각했다. 글쓰기로 세상을 잘근잘근 씹어 먹을 만큼 성공하는 것으로, 내가 그토록 사랑했지만 저를 사랑하지 않았던 여자들 사람들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내 무의식 가운데 꿈틀거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런 마음이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던 때가 분명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마음이 내 안에 1도 없다.


나는 첫사랑 소녀를 짝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짝사랑은 상사병을 낳고, 상사병은 조울증을 낳았다. 첫사랑이 지나간 후에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 영원히 변치 않을 단 하나의 사랑의 할 일을 찾아 수없이 많은 예쁘고 착한 여자들을 사랑했지만, 짝사랑이었던 첫사랑의 실연으로 상사병에 걸리고 군대에서 고문관 관심병사가 되고 조울증 환자가 되어 인생 개털이 된 나를 연민할지언정 사랑한 여자는 세상에 없었다. 오직 아내 에미마 만이 모든 사연을 전해 듣고 알면서도, 자신이 사랑으로 안아주면 하나님께서 날 치료하시리라는 믿음으로 저에게 사랑해 주기로 다가와 결혼해 주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중에서


세상에 없는 사랑이라는 무지개를 찾아 떠났던 인생 여행에서, 2030 청춘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인생에서 사랑과 결혼을 포기했을 때, 사랑의 끝에서 최고의 사랑 아내 에미마를 만났다. 아내의 사랑으로 주치의 선생님께서 놀랄 만큼 치유가 되었고 20년 가까이 함께했던 나쁜 친구 조울증과 작별인사를 했다. 아내 에미마와 나의 사랑의 열매 아들 요한이가 2021년 9월에 태어났다. 장기하의 노래처럼 저는 별이 없이 산다. 별 다른 걱정 없다. 이만하면 이미 성공한 것입니다. 글 쓰고 책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돈과 인기와 힘을 얻는 것으로, 그토록 사랑했지만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여자들과 사람들과 세상에 복수할 필요가 이젠 없어졌다. 이만하면 이미 성공했고 행복하다.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 다른 걱정 없다

-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중에서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유튜브를 하고, 강연을 다니고, TV 출연도 하고, 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저의 책을 번역 출간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글로 호구지책을 해결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고, 마침내 입지전적으로 성공하는 영웅전설을 쓰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글을 써서 먹고사는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이제 나의 사랑이 사랑하는 여자나 내 자신이 아니라, 글쓰기 그 자체가 된 것이다. 글쓰기를 사랑한다.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다. 글을 쓰기 위해 다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노트북 앞에 앉아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 검색과 밀리의 서재를 통하여 글감을 수집하고, 글을 쓰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온전히 작가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인세 수입으로만 먹고 살기를 소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에게 작가라는 개념은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글과 책을 들고 사람을 만나는 활동하는 각종 모든 것을 포함한다.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내가 쓰는 책을 낼 1인 출판사를 만들거나 출판사 투고를 하는 것도 아니다. 브런치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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