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유니 Feb 21. 2024

쿠키는 사랑을 타고~

반죽은 밀대로 밀어야 맛이지..!!

 지난달 문화센터 수업으로 신청한 딸아이의 쿠키클래스를 사정이 생겨 가지 못했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문화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재료로 사둔 쿠키 밀키트 세트를 가져가도 된다고. 쿠키를 집에서 만들어 본 적은 없는데 좋아할 딸아이의 얼굴을 생각하며 기분 좋게 받아 왔다.



 쿠키 밀키트 세트를 뜯어보니 반죽가루, 쿠키틀, 데코용 초콜릿까지 구성이 생각보다 알차서 놀랐다. 베이킹은 계량이 중요하다고 해서 다이*에서 주방용 저울도 샀다. 간 김에 밀대도 함께 샀다.



 사온 저울에 버터 중량을 재고, 우유를 섞어 쿠키반죽까지만 내 손을 거쳐 완성시켰다. 세 아이는 언제  밀대를 밀고 쿠키틀을 사용하나 하고 옹기종기 모여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요리는 좀 번거로울 수 있지만 사실 매우 좋은 엄마표 놀이다. 반죽을 세 덩이로 나누고 딸아이에게  먼저 밀대를 맡긴다.





 어디서 봤는지 딸내미는 힘조절 잘해가며 반죽을 잘 펼친다. 쌍둥이 두 놈은 "나도!! 나도!!" 하며 밀대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딸내미한테 쿠키틀을 쥐어주며 자연스레 밀대를 아들들에게 바통터치한다. 요놈들 누나 하는 걸 유심히 보더니 제법 밀대로 반죽을 잘 민다. 가끔 놀이용으로 클레이를 사다 놓는데 색연필을 밀대 삼아 클레이를 펼치고 반죽을 하더니,  그립감 좋은 리얼 밀대를 주니 두 놈도 제법 야무지게 밀고 있다.



  펼쳐놓은 반죽을 토끼, 사람, 배, 고양이, 곰돌이 모양틀로 찍어낸다. 세 아이 모두 이내 장난기가 생겨 지렁이 모양 쿠키,  똥 모양 쿠키 등 다양한 모양으로 반죽을 주물럭 주물럭댄다. 별것도 아닌데 셋이서 배꼽 빠져라  웃고 큭큭거린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초콜릿 데코레이션! 어째 쿠기반죽에 할애하는 초콜릿 보다 입으로 쪽쪽 들어가는 초콜릿 양이 더 많은 거 같다. 그 와중에 딸아이는 미술놀이하듯 심혈을 기울여 알록달록 색깔별로 쿠키를 꾸민다. 우리딸, 엄마가 문화센터 미술수업을 보내는 보람이 있구나..ㅋ



 이렇게 초콜릿옷까지 입힌 쿠키는 에어프라이기에서 180도 온도로 약 15분간 굽는다. 처음치곤 제법 그럴싸하게 나온 아이들표 쿠키가 먹음직스럽다. 맛도 기대이상이다.

 

 물론 세 아이가 쓴 도마 3개와 말라버린 반죽이 붙어있는 양푼그릇과 설거지하기 조금 힘든 쿠키틀 여러 개가 남아있고 쿠키 만드는 내내  초콜릿이 굳지 않게 수시로 따뜻한 물을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살짝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꽤 집중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모습에 이 정도 뒤처리정도는 감수한다. 사실 이날 너무 즐거워하는 아이들 모습에 쿠키 밀키트세트를 다시 사놨는데.. 다시 꺼낼 엄두가 안 난다는 사실은.. 비밀이다.(얘들아.. 엄마는 사실 사 먹는 쿠키를 제일 좋아해..)


 내일은 선반 구석에 숨겨놨던 쿠키 밀키트를 큰맘 먹고 꺼내야겠다. 오랜만에 아이들 손에 반죽도 맡기고 밀대도 맡기고 맘껏 해보라 해야지. 까짓 껏 설거지 한번 더 하지 뭐!

이전 05화 별거 없는 브런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