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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유니 Feb 25. 2024

영원한 숙제일 것만 같던 잡채

이제야 정복??

 잡채는 사실 김밥 못지않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그런데도 잔치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걸 보면 저게 쉬워서 그런 건가 하고 가끔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김밥 속재료야 요즘 밀키트처럼 판매라도 하는데 말이다.


 게다가  몇 년 전 요리가 많이 서툴 때 잡채를 만들다가 식겁했었다. 일일이 야채를 다듬고 따로 볶느라 시간이 진짜 많이 걸렸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이 고생스러워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장사천재 백사장'에서 대용량 잡채를 손쉽게 만드는 것을 보고 겁도 없이 도전하게 되었다. 백종원이 익힌 당면의 잔열로만 야채를 익힌다는 게 엄청난 꿀팁이었다. 그럼 야채를 채썰기만 하면 된다는 건가?!  반신반의하면서 호기롭게 도전해 본다.


 

 재료도 집에 모두 있는 것들이라 따로 장 보지 않고 냉장고 속에 있는것으로 만들기로 했다. 우선 시금치만 삶아놓고 어묵, 양파,

당근을 가지런히 채썰어놓았다.  잡채용 돼지고기대신 어묵을 사용하기로 했다. 잡채는 당면과 야채의 식감 때문에 좋아하는데 고기가 들어가면 개인적으로 좀 퍽퍽한 느낌이 있어서 어묵을 더 선호한다.



 당면은 30분 이상 찬물에 불려놓는다. 물에서 건진 당면이 물기를 머금고 축 쳐진다면 된 것! 프라이팬에 물을 한 컵 넣고 진간장 7스푼, 설탕 2스푼 정도를 넣어 자작하게 끓인다. 당면의 수분기가  거의 날아가면 당면 익히기는 끝!


 오~여기까지 쫌 쉬운데? 하며 잡채 만들기도 어느 정도 섭렵한 건가 하며 속으로 우쭐해한다.



 그러면 이제 백종원처럼 당면의 잔열로만 채 썬 야채를 익혀볼까?! 하면서 어묵, 당근, 양파를 쉐킷쉐킷 섞어본다.


 어??? 근데 잔열로만 야채가 익지 않는다. 그냥 생양파, 생당근맛이 난다.. 하아.. 부랴부랴 인덕션을 다시 켜고 그냥 당면과 야채를 함께 볶는다.



 아뿔싸!!!  식당용 대용량 당면양 정도되어야 야채들이 잔열만으로도 익는 거다ㄷㄷㄷ 게다가 난 야채를 좋아해서 잡채보다 야채양이 더 많으니 익을 리가 있나..ㅎㅎ 당황스러움과 뒤늦은 깨달음..

  

 결국 이미 익힌 당면을 채 썬 야채와 함께 볶아버린다. 이미 섞어놨으니 야채만 따로 볶을 수는 없는 지경 ㅠㅠ.. 처음부터 당면과 함께 야채를 익혔으면 제대로 완성될 것을.. 이미 볶아버린 당면을 한번 더 익히니 당면이 퉁퉁 불고 말았다.

 

 

 아이쿠.. 너무 아쉽다. 그래도 다행히 간도 입맛에 맞고 야채도 적당히 익어 맛은 괜찮았는데 당면을 너무 익힌 탓에 식감이 다소 아쉬운 건 사실..


  별거 없는 뚝딱 요리사가 감히 정식 요리에 도전하니 요렇게 시행착오가 생긴다. ㅎㅎ그래도 예전처럼 야채를 따로 볶고 데치지 않아도 단 하나의 프라이팬으로 잡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꽤나 큰 요리팁이다!!


 다음에는 제대로 된 쫄깃하고 날씬한 면발의 잡채를 맛보는 것으로!! 그래도 맛있다고 먹어준 남편은 느~므 고마움^^♡



 뚝딱 요리팁!!


1. 당면은 찬물에 30분 이상 불려주세요.

2. 어묵, 양파, 당근은 채 썰어주시고 시금치를 데쳐주세요.

3. 불린 당면과 채 썬 야채를 함께 볶아요. 진간장과 설탕, 후추로 간을 맞춥니다.

4. 당면이 익으면 완성! 야채는 살짝만 익혀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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