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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레알?

류귀복 작가의 두 번째 책 서평

by 동메달톡 Mar 18. 2025




브런치 작가인 당신, 오늘도 여기에서 서성이며 이런 생각을 하나요?

누구는 좋아요가 세 자릿수이고, 누구는 댓글수도 세 자릿수인데
왜 내 글은 맨날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지?

내가 사실 뼛속 글쟁이라 조회수나 댓글에 연연하지 않아!

라고 스스로 자기무장하는 분들도 계신가요?


그렇지요, 글쟁이 특유의 자아가 있어서 조회수와 댓글에, 구독자에 연연하면 안 될 것 같은 작가님도 계실 거라 봐요. 구독자와 조회수에 관심가지는 게 이상하게 속물 같은 느낌이 흐물흐물 들어서 스스로 얼굴이 화끈하기도 하고 그렇지요. 특히 소설이나 수필 등 문학 글을 쓰는 작가님들은
그런 생각이 조금 더 많을 거라 봐요.





오늘 그런 분들을 위한 책 한 권 추천하려고 합니다. 여기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류귀복 작가님의 두 번째 책인데요, 제목부터 찰떡입니다.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입니다. 제가 어쩌다 여기 피드에서 오가다 책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댓글에 "사서 읽어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어요. 사실 책을 낸 작가에게 최고의 선물은 책을 구입하여 읽는 것, 그리고 그 책의 서평을 어디에든 올려주는 것이다 생각해요. 제가 나름 책 관련 행사 기획을 해 봤고, 출판사 지인도 있고. 호랑이 담배 피우는 시절에 저도 책 한 권을 냈었어요. 공저까지 합치면 두 권이기도 해서, 책 출판 후 한 권이라도 더 팔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 잘 알지요.



류귀복 작자님은 브런치를 자신의 첫 책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홍보를 위하여 전략적으로 들어왔다고. 아주 신선했어요. 통상 홍보 채널로는 인스타나 블로그를 많이들 선택하는데 브런치를 홍보 채널로 잡았다 해서 놀랐어요. 아, 내가 모르는 브런치의 세상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브런치 작가의 힘이 이 세계 안에서 크게 먹히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저는 고인물 브런치 작가인데요, 브런치 대상 작가를 매년 뽑을 때 작가의 브랜딩이 되겠구나는 생각은 했는데 브런치 진입으로 자신의 책을 홍보하겠다는 배짱이 사실은 좀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배짱을 출판사에서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저자 마케팅이 사실 최고인 것을 아는 사람은 알지요.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라는 제목이 자극적이죠? 드디어 브런치에도 '그 넘의 돈'이 들어왔고, SNS에서 지겹도록 이야기하는 '월 천만 원 번다'는 상업성이 들어왔구나 싶으시죠? 저는 이것을 '월천대사'라고 명명했어요. 말만 하면 월 천만 벌 수 있다는 무한 꿈의 기대들이 드디어 브런치에도 적용되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요, 책 제목은 자극적인데요. 내용은 너무 순해서 놀랐어요. 브런치의 '응원하기'나 '멤버십'을 이용하여 돈을 벌자는 이야기의 책 아닙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써서 어떻게 구독자를 모으고, 그 구독자와 연결되어 어떻게 소통형 작가가 되느냐에 집중하고 있어요. 놀랍게도 저도 며칠 이대로 해 봤더니 구독자가 늘었어요. 감사해요.


그런데 그 구독자를 모아서 자신은 책을 두 권이나 출판했고, 그로 인해서 응원을 받고 지금도 그 출판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책 구석구석에 써 두었어요. 그래서 그분들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감동적인 것은 에필로그에 첫 책 <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책을 구매하신 분, 서평을 서 준 분들 필명을 두 페이지에 걸쳐서 써 두었어요. 그 왜 연예인들 연말에 시상식 할 때 상 받으면 도와준 스텝들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것 같은 장면 있죠? 에필로그에서 그런 시상식을 연상했어요. 이게 쉬운 일 아니거든요.



왜 쉬운 일이 아니냐 하면 피드에 올라온 글에서 "저 책 샀어요" 하는 분들 필명을 일일이 기록해 두었거나, 서평 쓴 분들은 어떤 형태로든 검색해서 일일이 확인했다는 것이지요. 이게 정성이 없으면 절대 못 하는 일이라 그 나열된 필명 앞에서 정말 감동받았어요. 브런치 작가 외 다른 일반인 독자들까지 챙긴 것 보면서 참 대단한 섬세함이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인프제 사랑>도 맛깔나게 쓰는구나 싶었어요.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에필로그  중에서 p286~7




류귀복 작가님은 가독성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책에서 계속 이야기하는데, 역시 그 가독성이 핵심이듯이 책이 술술 읽힙니다. 그래서 금방 읽어질 것 같아서 쉽게 들었는데 나중에 되니 줄 치면서 곰곰 생각할 부분들이 점점 늘어나서 바로 뚝딱 한 자리에서 읽지는 못 했어요. 제 경우는 책을 잡으면 한 자리에서 뚝딱 읽는 유형인데 이 책은 공부하는 책이 되었어요. 뒤편으로 가니 작가님도 제시를 해요. 형관펜으로 줄 쳐 가면서 읽고 있는 거죠?라고. 아뇨, 저는 연필 들고 읽어요, 하는 대답을 허공에 했더랬습니다. 여기 계시는 브런치 작가님들은 미리 형광펜 준비해서 읽기를 권장합니다.



글이 그렇지요. 여기 브런치는 블로그나 일반 글쓰기와는 사실 다르잖아요. 나름 글에 목숨(?) 걸고 있고, 나름 글로 선택받아서 들어온 작가들이잖아요. 한 번에 뚝딱 해서 들어온 경우도 있고, 여러 번 고시 치르듯이 도전하여 들어온 분들도 계시잖아요. 제 경우도 두 번 만에 선택되었어요. 첫 번째 떨어졌을 때 쾌심했어요. 아니 이게 뭐지? 했던 당혹감. 그게 벌써 12~3년 전입니다. 브런치 초창기 때 들어온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초라한 구독자수가 증명하듯이 그동안 저는 읽히는 글보다는 저의 넋두리 공간 혹은 내가 일상에서 스치듯이 보이는 상황들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써 왔어요. 글 몇 편은 1000회가 넘은 적도 있기는 했지만 그만큼 브런치에 전력질주 하지 않았어요.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덕분에 며칠 사이 구독자 몇몇 분이 늘었어요. 너무 감사하지요. 모든 일에는 공짜가 없듯이 내 글을 읽는 분들과 조금이나마 저도 소통을 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감사하잖아요. 여기 브런치에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있는데 굳이 내 피드에 들어와서 좋아요를 눌러주고 구독을 해 주는 것 정말 감사하지요. 그래서 어떻게 소통을 할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어요.





책을 들고 여기저기 며칠 다녔어요. 사무실 소파에서도 읽었고, 미팅 전 대기 시간에도 봤고. 심지어 주말에 찐 고구마 사들고 동네 개천 옆에서도 읽었어요. 그게 뭐랄까, 얼른 읽고 서평 써야 한다는 의무감과 브런치 작가들이 이 책 읽으면 일용할 양식을 얻어가겠다는 그런 조급함이 있었어요. 좀 더 빠르게 서평 쓰고 싶었으나 좀 늦었지요.



생각이 많았어요. 브런치에서 작가가 왜 입성했느냐를 생각한다면 플랫폼에 맞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요, 그 가이드라인을 이 책에서 찾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서평 쓰면서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라고 일일이 작가님 글을 인용하지 않는 것은 브런치 작가라면 구입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동안 블로그 어떻게 써라는 정말 많았는데 브런치 이렇게 해 보실래요? 는 없었잖아요. 그래서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매년 브런치대상 공모전이 있을 때마다 필력이 좋은 작가들이 상을 받는구나, 하며 남의 잔치에 박수만 치는 게 속상했다면 이 책 정독을 추천해요.



사람 사는 게 어디나 똑같은 것처럼 결국은 나의 독자를 어떻게 타겟팅 해서 그들과 어떻게 교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첫 책을 쓰고자 하는 신진 작가들은 더할 나위 없이 이 과정을 만들지 않으면 출판이 어렵다는 것, 너무 당연하죠. 그 당연함을 뚫고 나가는 것이 결국 작가의 정성이 아닌가 싶어요. 그 관점을 바꾸어 줄 수 있는 책이다 생각해요. 본문에 보면 출판 투고를 150군데 메일을 보냈다는 문장을 보고 기절할 뻔했어요. 세상에 얼마나 간절하면, 아니 얼마나 전력투구하면 150군데 메일을 보낼 수 있을까요. 그래서 문장 요소요소에서 감동 먹고, 반성하고 그랬어요.



저처럼 브런치 시작한 지 오래된 고인물 작가분들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하는 작가분들도 계시겠네요. 요즘 브런치 작가 되기가 고시장이 되어 간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따지면 이미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은 축복이기도 하지요. 여하튼 이 책을 읽으면서 고인물 작가인 저는 반성을 했어요. 꾸준히, 지속적으로 그렇게 정성을 들여보자. 그래서 다시 브런치에 애정이 생겨서 글쓰기의 루틴을 여기 브런치에 하고 있네요. 연재기획도 해 보고, 글도 조금 더 꾸준히 지속적으로 써 보자는 다짐을 해요. 이 글 읽는 브런치 작가님들 앞으로 제 글에도 관심 가져 주시면 저도 쏜살 같이 달려가 각각 작가님들의 글에 좋아요도, 댓글도 다는 소통형 작가가 되어 볼게요. 이런 마음먹게 해 준 류귀복 작가님 감사해요.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인상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다"
본문 p179 중에서



숨이 턱턱 막힐 만큼 글을 쓰면 뭐 하겠나. 읽어주는 사람이 적다면 그 글은 숨이 턱턱 막히기 전에 내가 스스로 지쳐서 나가떨어질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식을 생각하며 2025년 봄, 그러나 눈이 오는 이 날에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서평을 마무리해요. 류귀복 작가님 잘 읽었어요. 이렇게 독자로 인연 한 줄기 만드네요.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이야기

아, 이 책 읽으면서 실행해야겠다고 다짐한 게 있어요. 제가 어쩌다 "미디어 분야 크리에이터"로 지정이 되어 있어서요, 그 부분에 좀 충실한 글을 써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미디어 분야 글을 그렇게 많이 쓴 것 같지 않은데 그 분야로 묶어서 뱃지를 준 이유가 있겠다 싶어요. 깐느 영화제 간 것이나 덕질에 관한 이야기나 등등. 뭔가 그렇게 분류된 것에는 이유가 있을터이니 그 부분에 집중해서 연재를 하나 기획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이 부분도 이 책 보면서 기획의 방향을 잡았어요. 인정해 주는 것에 먼저 대쉬를 해야겠구나,하는.



드라마 속 인간관계나, 드라마 속 사랑이나... 사실 소설이나 드라마가 주는 힘의 세상살이 인간 군상을 축소해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구요. 엔터 산업만큼 치열한 곳이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런 주제들에 대하여 관심있는 분들 있을까요?



여하튼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추천해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책이 정말 재미있어요. 글이 심플하고 유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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