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정 Jan 29. 2017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그 속에서 내 마음 다독이기

지하철 문 넘어 반갑게 손 흔드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아주 짧은 순간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고 얼굴을 맞대 이야기하는 내 주변 사람들이 변했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서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상대들이 바뀌었다.


자취생활을 하며 1.5달에 한 번씩 짐을 싸서 해외 출장을 다니는 나와

한평생 같은 동네에 살다 만난 남편과 새로운 가족의 며느리로 사는 친구와의 접점이 무엇일까.


찰나의 어색함은 내 무의식 속 의심에서 비롯되었다.



"네 왜 내 어색해 하노."


그 한마디에 뻣뻣한 내 미소가 풀렸다.

살짝 풀 죽은 친구의 목소리에 나는 한바탕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 어색함이 보였다는 것이 신기했고

그 어색함이 신경 쓰였다는 것과

그 어색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 준 것이 고마웠다.


서로의 인생이 변해감에도

전혀 다른 일상을 살아감에도

진심이 통할 수 있는 예외적인 우정이 있다는 것을 앞으로도 쭈욱, 증명하고 싶다.

 



호떡을 사 먹으러 줄을 서다가 눈물이 났다.

앞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온 여행자가 서 있고

내 뒤에는 호떡을 사 먹으려는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는 호떡 아지매가 있었다,

그 사이에 서 있던 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눈물이 났다.


10대 시절부터 회사를 다닐 때까지 줄기차게 다녔던 부산 극장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때로는 엄마와, 친구와, 홀로 가던 극장이었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극장 앞에서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지금 그 자리에는 해외 의류 브랜드 매장과 대형 뷰티숍이 자리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호떡을 사 먹기 위해 줄을 서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언제 또다시 이 곳에 올지 몰라 여행객 마냥 지갑에서 현금을 주섬주섬 찾아 

아주머니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그 호떡은 어린 시절 엄마가 한번 먹어보라며 내 손을 이끌고 마지못해 사주었던 거리 음식이었고

"부산의 명물, 씨앗 호떡" 같은 브랜딩은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긴 여행 이후의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