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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한 마음도 결국, 나를 지키려던 마음이었다

by 별민이

치사하다. (恥事하다)

행동이나 말 따위가 쩨쩨하고 남부끄럽다.




살다 보면
수많은 관계와 마주하게 된다.


어떤 관계는 나를 더 빛나게 하고,
어떤 관계는 나를 한없이 하찮고,
치사하게 만든다.


치사한 마음을 품는 것도
결국은 내 마음의 문제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꾸만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드는 관계는
결코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억지로 애쓰며 이어온 관계는
결국 놓아야 할 때가 오고야 만다.



회사생활 속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으며

나는 자주 부서를 옮겨야 했다.


또 한 번의 부서이동.
그 낯선 공간에서 적응해 가던 어느 날,
나는 초라하고 하찮아진 나를 마주했다.


그리고 내 안에는
스멀스멀 치사한 마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 마음은 결국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변명하고, 남을 탓하며
어느 순간 무뎌진 감정을 입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날이면

나는 울기도 했고,
현실을 회피하는 쪽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졌다.


“내 치사한 마음도 어루만져 주자.”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는
내 안의 치사한 마음까지도
다정하게 안아주기로 했다.


관계에 집착하기보다는
놓아주는 쪽이 더 나은 때도 있다.



요즘 나는 치사한 현실 앞에 놓일 때면

필사로 마음을 다독인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은 맑아지고
감정은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렇게 나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시간.

워킹맘의 하루가 조금은 다정하게 마무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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