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나의 평일 일상은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6시면 알람이 울린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지만 일어나야 한다.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하면서 내가 먹을 점심 도시락도 준비한다.
출근 준비를 하고 방학인 아이들을 두고 8시에 집을 나온다.
출근 후 컴퓨터를 켜고, 카누커피 한잔을 태워 일과를 시작하기 전 소소한 사치를 부려본다.
점심시간에는 몇몇 동료들과 밥을 먹고, 6시엔 퇴근을 한다.
낯설지 않은 나의 평일 일상이다.
어떤 날엔 이런 일상이 지겨워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망설여진다.
퇴근 후 저녁까지 마무리하면 9시가 넘는 시간이다.
그제야 하루 중 나에게 주어진 쉼의 시간이 시작된다.
주섬주섬 친구들과 함께 진행 중인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를 꺼내고,
사부작사부작 필사와 다꾸를 한다.
고요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슥슥 펜 써지는 소리와,
찹찹 다꾸를 위한 종이 찢는 소리만 들린다.
그제서야 긴장하며 하루를 보냈던 근육들이 풀리며 자유로워진다.
꾸미기를 위한 스티커를 고를 때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녀가 되는 순간이다.
가끔 필사를 하면서 문장을 기억하기보다,
꾸미기를 위한 필사 문장을 고를 때도 있다.
피곤하다면서 누워 있지 않고
필사와 다꾸를 하고 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스스로 주는 쉼을 하찮은 생각으로 망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뿐이다.
쉼은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고 기회였다.
나에게 가장 좋은 쉼을 주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그저 좋아하는 방법뿐이다.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쉼의 시간.
쉼은 시간을 낭비하며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를 위한 충전의 시간이다.
나답게 쉬고,
나답게 살아가는 것.
20년 차 워킹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살아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