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Today for me, tomorrow for you’
오랜 시간 간직해 온 저의 가치관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어느 가을의 수업 시간이 제 브런치의 제목이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날은 다른 영어선생님 교실로 가서 자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선생님과는 처음으로 마주했다.
내가 가지고 온 책을 막 읽으려던 참이었다.
"혹시 우리 학교 슬로건이 뭔지 아는 사람?"
잠잠했다.
이내 선생님께서 힌트를 살짝 주셨다.
"정문 현수막 쪽에 있는데."
"Today for me tomorrow for you!"
몇몇 친구들이 대답했다.
나는 몰랐다.
정문 쪽으로 갈 일이 거의 없었다.
집까지 거리가 있어서 셔틀차량으로 후문 쪽으로만 등하교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어딘가에도 있었을 텐데 무심하게 다녔던 것 같다.)
"그러면 그게 어떤 의미일까?"
"오늘은 나를 위해, 내일은 너를 위해!"
한 친구가 말했다.
나는 물론 대부분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음.. 또"
또?
속으로 더 생각했다.
생각하는 사이 “나를 위한 오늘, 너를 위한 내일” 등의 살짝 변형한 답변들이 나왔다.
"또"
뭐지?
당황했다.
today랑 tomorrow에 다른 뜻이 있나?
순간적으로 투모로우 재난 영화를 떠올리기도 했다.
for가 전치사로 쓰이면 뜻이 많은 것 같은데..
단어 하나하나부터 생각해서 ‘지금은 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내일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삶을 살아가자‘ 등 혹시나 모를 나에게 지정하여 답변할 것을 대비해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지금은 부지런히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또"
"꼭 오늘 내일로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그동안 쌓은 것들을 베푸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반복하는 삶!"
"또"
선생님께서는 어떠한 코멘트도 없이 계속 “또”를 외치셨다.
그럴수록 내가 준비한 답변은 하나둘씩 사라져갔고, 점점 고차원적인 답변이 나오는 걸 보면서 ‘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기도 하고 초조해졌다.
열 개가량 나온 것 같았다.
이제는 더 이상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모두 눈만 멀뚱멀뚱 뜬 채 선생님만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 뜸을 들이시더니 마침내 선생님께서 답변을 하셨다.
" "
무수한 시간이 흐른 지금, 여기에 대한 저의 생각을 글로 담아 보고자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는 빈칸을 하나둘씩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여전히 서툴고 부족하지만, 조금은 성숙해진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브런치를 통해 그간 쌓인 모든 다정을 당신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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