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시인의 소망

by 이기선

나는 시인이다, 비밀처럼 몇몇만 아는

이름값을 하느라 시집도 냈지만

아내도 아들, 딸 조차도

읽어본 적이 없다


후미진 구덩이 속 들풀같은 내 시집

먼 훗날 손주들의 책장 한 구석에

꽂혀만 있어도 좋으리라

받침대여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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