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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현중 Oct 18. 2024

남의 저축을 비웃지 마라

투자를 너무 쉽게 이야기 하는 당신에게


모바일기기의 확산이후 가장 편리해진 것중 하나가 금융일것이다. 이체는 물론 이거니와 결제와 투자도 아주 쉬워졌다. 지금은 일상인 스타벅스에 앉아 스타벅스 주식을 한낮에 투자할수 있다는게 불과 20년 전에는 상상속의 일에 불과한 일이었다.

투자의 허들이 낮아진 만큼, 투자로 큰 돈을 번 사람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구력이나 연식에 필요없이 투자에 대한 뛰어난 인싸이트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삼인행필유아사' 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세명의 친구가 걸어가면 한명은 전기차, 한명은 AI, 한명은 부동산 스승인데, 전기차를 잘아는 친구는 친환경에너지투자도 잘하고, Ai를 잘아는 친구는 그래픽 카드도 잘알고, 부동산을 잘하는 친구는 대출에 빠삭하다.

정보의 홍수와 이를 학습한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 세명이 걸어가면 마치 스승이 열명이 걸어가는 것만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런 똑똑한 사람이라 아주 대단한 결과를 성취한 해외주식 투자자 일수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금융생활이 편리해진 시점에 해외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이 몽매한 사람으로 보일수도 있다.
아니면 당신은 아직 성과는 미비하지만 가슴속에 투자의 결과에 대한 원대한 꿈을 가진사람일수도 있다. 나의 원대한 투자에 대한 목표를 따라오지 않고, 저축하는 사람이 아직 '하락하는 원화가치' 에 대한 학습이 덜 된 사람으로 보일수도 있을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건, 당신과 다른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신과 같은 조건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가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무리한 투자로 가정이 무너질뻔한 사람을 안다. 그의 아들을 안다. 그의 아내를 안다. 그들이 웃고 있을때와 그렇지 못할때의 표정의 차이를 안다. 지금은 교류가 거의 없지만, 나는 그의 가족을 다시 만날 일이 생긴다면 투자에 대한 이야길 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로 큰 돈을 벌고 '졸업'이라는 개념을 붙일 친구도 알지만, 투자 때문에 감당할 정도의 대출과 함께 불안한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투잡을 알아보고 있는 사람도 안다.
투자의 실시간 결과가 신경이 쓰이는 성격이라, 투자 대신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집중한 사람들도 안다. 그들이 투자했을때보다 더큰 성과를 이룬것도 본다.


그러니까 다시말해 누구나 '미국주식 지수추종만 샀어도 되는데' 정도의 말은 들어본 사람들이 서로 다른 과정과 결과를 가지게 된 것을 안다는 것이다.

Sns와 인터넷에 글을 쓴다는것은 당신과 같은 사람을 찾아내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신과 전혀 다른 상황의 사람에게 글을 노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아주 솔직히 요즘 시대에 '저축으로 부자될래요! ' 라는 말정도는 너무 어이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는 저축합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싸잡아 가벼히 볼 수 있는것은 분명 아니다.

돈을 돌같이 보라는 말 따위를 하려는건 아니다. 다만 우리가 다양한 군상들 앞에서 손에 쥐어지지 않은 미래의 돈같은 것으로, 자아가 비대해 질 필요는 없다는 것은 한번쯤은 이야기 해보고 싶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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