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정치에 관하여

낮아지는 정치에 대한 관심, 높아지는 민주주의의 위기

by CLY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주권을 가지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국가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의 역할은 국가의 3요소 중 하나인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모순


그러나 민주주의에는 한 가지 큰 모순이 있다. 특히 대의 민주주의에서 나타나는 모순이 있다. 국민은 정치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다. 흔히 국민의 수가 너무 많아져 그리스 폴리스에서 한 것과 같은 직접 민주주의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국민이 정치에 전문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가 경영이나 정치, 법 등은 일반 국민이 스스로 하기에는 버거운 것들이기에 국민들은 이를 업으로 하는 정치인들을 투표로 뽑아 정치를 맡긴다. 가장 효율적으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정치에 능력이 있는 자들을 가장 적절한 곳에 배치하고, 일반 국민들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자신의 생업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그 모순이 발생한다. 이 형태는 마치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선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보통 누군가를 뽑는다는 것은 교사나 교수가 학생을, 면접관이 지원자를 뽑는 것을 의미한다. 뽑는 사람이 더 전문적이고 박식하기 때문에 뽑히는 사람을 평가하여 뽑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대의 민주주의에서는 스스로 정치에 비전문가임을 인정한 일반 국민이 전문가인 정치인을 뽑는 것이므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철인 정치를 주장하였으며, 아테네 민주주의는 이를 이유로 몰락했다고 평가받는다.


민주주의의 부활


이후 긴 시간이 지나 민주주의는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민주주의는 아테네 민주주의와 달랐다. 힘겹게 투쟁하여 쟁취해 낸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동시에 사회 전반의 교육 및 경제 수준이 높아지며 국민 하나하나가 성숙한 사회로 발돋움했다. 물론 여전히 전문 정치인들보다 전문성이 약할지 몰라도, 수준이 높아진 국민들은 함께 모여 그들을 판단할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개개인의 능력 자체는 천차만별일 수 있으나 그 평균 수준은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에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고 실제로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게 되었다. 즉,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짐과 동시에 단순히 이전처럼 군주의 말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사고할 능력을 갖춤으로써 정치에 참여하는 주권자의 자격을 다시 얻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정치에 참여할 만큼 교육받은 주권자 국민이 정치에 직접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현대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완성되었다. 즉, 이 민주주의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국민의 올바른 정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마치 명나라 만력제가 30년간 칩거한 것과 같으며, 최근 낮아지는 20대, 30대 투표율을 보면 우려스러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자유와 중대성 사이의 간극, 그리고 그 간극을 매울 교육


그러나 국민에게 정치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제할 수는 없다. 적어도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투표를 잘하지 않더라도 국가가 이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 개인에게는 개인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현재 젊은 층의 정치 참여도가 낮은 것은 분명 문제이며,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학생들은 성인과 달리 아직 미성숙한 상태이므로, 그 미성숙함을 성숙하게 교육하기 위해 의무 교육을 하고, 올바른 삶과 태도를 가르치는 것은 정당하다. 성인의 삶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수준이 퇴폐적으로 변하는 것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그러므로 어린아이를 교육하여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그런 이유로 학생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스스로 올바른 가치관을 탐색하고 형성할 능력을 키우며, 성인이 되었을 때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정치나 사회 제도와 같은 지식을 알려주어 근거를 찾을 수 있게 한다. 둘째, 여러 토론과 에세이 작성 등을 통해 이 지식을 근거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인 목표이자 세 번째 교육으로, 배운 것을 종합하여 현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도록 한다.

이 교육은 단지 국가 의무 교육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교육일 수도 있으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학생 스스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학습하는 것일 것이다. 민주주의와 정치를 공부해야 한다면, 그 어떤 공부가 그렇듯 스스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일 것이다.

이런 제도 하에서 학생들은 첫째로 판단할 지식을 가지고, 둘째로 실제로 판단하고자 하는 성숙한 국민이 되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가 형성될 것임은 자명하다.


결론


그러므로 학생은 이 나라의 정치와 사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관을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학업에 충실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전문 정치인을 구별하고 판단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그 생각에 대한 근거를 갖추며, 그 생각을 실현하고자 하는 국민이 사회로 나올 때, 그것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축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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