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이 80억을 넘는다면서 좋아하다가, 3년 만에 파산을 알아볼 정도가 되어서야 깨달은 것들.
가장 소중하게 아낀 사람들에게 가장 깊게 베이고나서야 알게 된 것들.
라면에 김밥까지 뚝딱 해치우던 사람이
떡 한 조각을 넘기지 못해서 콩고물만 먹고 뱉어내는 정도가 되어서야,
전쟁이 나도 모를 거라며 핀잔을 들을 정도로 잘 자던 사람이
옆집 텔레비전 소리에 밤새 한숨도 못 이룰 정도가 되어서야 깊이 깨달았어요.
세상은 정말 멋진 곳이구나.
하늘은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부동산 투자 공부 몇 달 하고서, 아파트 투자 이치를 다 알았다고 기고만장했어요.
계약서만 쓰면 몇 달 되지 않아 억 단위로 집값이 올랐거든요.
집과 사무실을 사고팔면서, 3년 정도는 세금으로만 1년에 1억 원 이상씩 냈어요.
작은 아파트 하나를 팔았을 때에는, 결혼할 때 해 주지 못한 혼수라고 남편에게 R사의 시계도 사 주었고요.
참 이상하지요?
'이렇게 살면 행복할 거야'라는 생활을 하면서 행복을 만끽하기는커녕, 불만이 쌓여만 갔어요.
"그때 시어머님이 참견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사겠다고 했던 집을 샀다면 진짜 강남 사모님이 되었을 텐데."
"이런 것도 몰라? 어떻게 그렇게 책을 많이 보았다고 하면서, 이렇게 기초적인 것도 몰라?"
"다른 집 남편들은 다 이렇게 해 준다던데.
다른 집 아이들은 이만큼 잘한다던데."
"내 능력이 좀더 뛰어나서 조금만 더 대출을 받는다면 훨씬 더 좋은 집을 살 수 있었을 턴데"
지나간 일들을 후회하고, 내 사람들을 원망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내 무능함을 자책했어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하면서도 마음에서 올라오는 심술을 제어할 수 없었어요.
나름 안전망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투자가 무지하고 무리한 것이었음을 알고는, 모래성 무너지듯이 무너져갔어요.
한쪽 벽부터 조금씩, 때로는 와르르 무너지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고,
그만큼 깊게 베이기도 했어요.
결정적으로 어리석었던 몇 번의 계약이 아니었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상상을 해요.
더 극악스러웠겠구나.
불만이 더욱 많았겠구나.
볼썽사납게 오만했겠구나.
무엇보다도, 감사함을 전혀 모르고 살았겠구나.
지금 당장 세상을 떠난다고 해도 아쉬울 것 없는 두 번째 삶을 살면서 감사한 일이 정말 많습니다.
극악스러움과, 불만과, 오만함이 어느 정도 씻겨나가니 눈빛이 편안한 분들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얼굴이 온화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서도 뜨거운 열정을 가진 분들을 보고 배울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도,
'이렇게 되어야 한다'며 억지 부리지 않는 자세.
좋은 것을 바라고 이루고 싶어 하는 열망은 강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완전히 수긍하는 대범함.
고운 분들이 참 많은 세상에 데려다준 하늘이
든든히 나를 지켜주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