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드웬디입니다. 반갑습니다.
세상에는 실패 후에 찬란하게 빛나는 성공을 한 사람들이 참 많지요. 고난을 극복하고 눈부신 성공을 이룬 사람을 떠올려 보시겠어요? 아마 여기 있는 우리와는 굉장히 다른,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생각하셨을 거예요. 어쩌면 ‘실패를 극복했다’는 말은 굉장히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선사할 수 있는 트로피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는 그 실패 극복의 벽을 낮추려고 합니다. 그 말을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는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에게만 쓰지 말고, '현재를 받아들이고,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붙여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극복해 낸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가지는 건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회를 줄 거거든요.
오늘 제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구나, 어제까지 제대로 살지 못했더라도 오늘부터 다르게 사는 게 그리 대단한 게 아니구나, 하는 마음 하나 가져가셨으면 해요.
1. 어떤 넘어짐을 겪었길래
10년 전 2015년, 제가 살고 싶은 곳에 의미 있는 첫 내 집을 마련했습니다. 전세금을 빼서 월세로 돌리고, 전세를 끼고 산 방법이었어요. 당시에 몇 달 만에 집값이 1억씩 뛰는 걸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거든요.
내 집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잠시, 그 집에 살아보기도 전에 시댁의 권유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시댁과 남편에게 불만을 쌓아가고 있었는데, 내 삶의 자유의지를 빼앗겼다며 폭발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제가 다른 집 며느리들처럼 능력이 뛰어나면 이렇게 무시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저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불운의 시작이었는지, 2019년에 남편 회사에서 큰돈을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미국 주식도 아주 조금씩 사고, 코인도 잠깐 했다가, 부동산 가격이 펑펑 튀어 오르는 걸 보았어요. 당시 유행하던 부동산 법인을 세우기까지 하며 아파트 투자를 했어요. 몇 달 만에 몇 천만 원씩 벌었지요. 경매에도 발을 들였고, 별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고시원도 2년간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매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눈을 돌렸어요. 지식산업센터라고 들어본 분이 계실 거예요. 원래는 IT 등의 지식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아파트형 공장이었는데, 대출을 90퍼센트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거든요. 내 돈이 1억만 있어도 10억짜리 공간을 가질 수 있던 거예요. 임대료를 받으면 대출 이자를 제하고도 앉아서 돈을 버는 수십억 자산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존 건물뿐만 아니라 분양권까지 매수했습니다. 그러다 2022년의 금리 급등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지요.
수익형 부동산은 철저하게 금리에 의해 가격이 움직입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부동산 매매가격 자체가 떨어져요. 2프로 선이었던 대출금리가 많게는 6프로까지 오르니, 간단히 계산해도 매매 가격은 1/3토막이 되는 거죠. 문제는 아무리 가격이 낮아도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거기에 경기침체까지 동반하며 공실이 생겼고요. 결국 시세 하락과 대출 이자에 세금까지, 10억을 손해 보았습니다.
어리석은 투자를 했다는 생각과, 내가 모든 빚을 안고 떠나면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에서 해방될 거라는 터무니없는 결론을 내고 몇 번씩이나 삶을 마감할 시도를 했습니다.
2. 어떻게 삶을 새로 찾고 있는가
살아내야겠다고 다짐하다가도, 좌절과 우울은 매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산책을 하고, 좋은 책을 읽으며 조금씩 나아지더라도, 어느 순간 감당하기 힘든 우울과 통증이 온몸을 때리듯이 찾아왔어요. 이걸 막아낼 방패가 필요했지요. 작아도 아주 자주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걸 실감하는 방패가 필요했어요.
매일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 영어 낭독을 시작했습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였어요. 그냥 잘하고 싶으니까. 자막 안 보고 영화 보는 게 좋으니까. 그리고 마침 회사에서도 영어가 많이 필요했고요.
우리가 영어 공부하겠다면서 토플 책 꺼내 들면 정말 딱 한 장 하는 거 다들 경험하셨죠? 그래서 저는 쉽고 재미있게 가자고 생각했어요. EBS 라디오는 매일 새로운 걸 알려주고, 더구나 듣는 건 어찌어찌한다 해도 말하기는 거의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입이 트이는 영어>가 제 수준에 딱이었어요.
참 다행이지요?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도 설 수 있게 되었어요. TED 강연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서서 말할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어요. 우리 각자의 소중하다고, 생명은 귀한 거라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며 살겠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저야말로 지독한 어둠에 있어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크게 공감할 수 있다고 자신이 생겼어요.
대학을 입학하며 목표를 잃어버렸던 사람에게, 25년 만에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꿈'이 생겼습니다.
제가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었던 건 10억 원을 손해 보는 과정에서, 돈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도 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내 삶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는 오만함,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은 틀렸다는 편견,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분노하며 다른 사람을 원망했던 책임 회피,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데 어쩌다 운 좋아서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시기와 질투를 다 내려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은 내가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게 받쳐서 세상으로 다시 보내주실 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 감사함을 얻었습니다.
2~3년의 헤매던 시간에서 극복으로 나오는 데에 가장 중요하게 챙길 것을 꼽으라면, 지금 현재 내가 바라보는 방향과 내가 서있는 길이 옳은 것인지를 순간순간 확인하는 거예요. 이걸 힘이 들어도 꼭 하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저희 영어 낭독 모임인 <그냥 하는 영어낭독 챌린지>는 ‘깨진 루틴은 다시 그냥 하는 걸로 복원한다’를 모토로 하거든요. 깨진 루틴을 복원하는 것처럼, '이건 아니다' 싶으면 그냥 바로 방향을 틀자는 거예요. 잘못 내디딘 한 발로 인해 영원히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요.
3. 새로운 삶의 모습은
이번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영감이 되는 시간> 제 부분에서 마지막에 '신뢰'를 언급했어요. 꾸준한 글쓰기로 신뢰를 쌓았고, 제가 고운 분들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할 수 있었지요. 어찌 보면 이게 저의 간절함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좋은 사람 옆의 좋은 사람, 그 옆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거요.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간절함은 아니고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좋은 사람, 예쁜 눈으로 세상을 보는 분들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부르짖는 블로그 세상에서, 따뜻한 통찰을 가진 부아c님을 알게 된 건 제 행운이었어요. 더퍼스트 1기, 2기에 이어 3기까지 온 건 이런 분들의 밀도가 높은 곳이 바로 좋은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모임, 바로 여기이기 때문이고요.
작은 변화를 매일 꾸준히 하면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어요. 제가 하루아침에 크게 이루기 위해 나를 몰아붙이면 나가떨어지는 작은 그릇이라는 것도 알고요. 그래서 멀리 보고 매일 작게라도 나아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는 시간> 제 글의 마지막 멘트로 제 말을 마치려고 합니다.
Growth comes when you do it every day.
When your routine breaks, just pick it up again.
Let consistency be your path to pride and confidence.
Thank you for listening and sharing your time.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