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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가 별거냐

by 위드웬디

세상을 하직할 뻔한 사고를 가까스로 피한 게 한두 번 있었고, 스스로 삶을 마감하려고 했던 대여섯 번을 지나 보낸 후 여덟 번째 삶을 사는 아줌마입니다.

요단강 앞에서 발걸음을 돌릴 때 마음속에 가장 많이 떠오른 건 우리 아이들이었어요.

미안하고, 보고 싶고, 해주고 싶은 게 많은 우리 아이들이요.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분들은 삶을 더 많이 만끽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고 하지요.

더 사랑하지 못했음을, 더 웃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지요.

더 엄청난 업적을 쌓지 못했음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없다지요.


그렇다면 삶의 의미를 '내가 해야 할 일'에 두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두는 게 맞지 않을까요?


삶의 의미를 잃고 놓아버리려는 사람에게는 '아직 네가 할 일이 남아있어'라는 말보다는 '아직 네가 다하지 못한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 봐.'라는 말이 더 좋지 않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생명 유지의 본능까지 잃어버린 사람에게 책임감을 강요하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더 미소 지을 수 있는 말을 건네는 게 좋을 거예요.


세상이 복잡다단하고 생명은 길기고 강하지만, 놓아버리겠다고 독한 생각을 품은 사람은 일단 돌려세우고 봐야 하니까요.

그 강을 건너지 않게 막아야 하니까요.


'입에 넣으면 금방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은 뭐가 있을까? 그거 먹어야 하지 않겠어?'

'꼭 읽고 싶던 책이 있었다면서. 그 작가님의 책을 몽땅 다 읽는 건 어때?'

'가고 싶었던 그곳을 떠올려 봐. 거기에 가서 너를 비난하고 강요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상상해 봐. 근사하지 않아?'


멋지게 살아가는 데에는 '내가 세상에 기여한다'는 생각이 큰 힘을 발휘해요.

그러나 삶의 의미를 쓸모에 두기보다 '하고 싶은 것'에 는 것도 꽤 좋아요.


'당신이 하는 일'보다

'당신 자체'가 훨씬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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