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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Sep 16. 2024

번외 - 이어폰의 쓰임새

부촌에 살며 다른 사람들의 삶이 눈에 들어오면

가장 가난한 내 모습이 어떤가, 나도 모르게 살피게 된다.


억 단위 가격의 자동차를 타고 와서 추석장을 보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보풀이 가득 일어난 내 티셔츠가 잠시 신경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어폰의 볼륨을 높인다.


내 세상에 집중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유튜브로 강의를 듣기도 하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밀린 sns 소통을 하기도 한다.


내가 세상에서 없어지기라도 했을까 봐,

애써서 '나 힘차게 살아가고 있어요!'라고 여기저기 흔적을 남긴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에 집중하면

세상을 배경화면 처리할 수 있다.



'이렇게 세상은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가득한데,

넌 뭐 하고 있니?'라는 마음속 질문에

이제는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말한다.


"나는 열심히 살아내고 있어. 세상이 돌아봐주든 아니든 상관없이."


얼마나 이루어냈는지 숫자로 표시해서 비교하는 세상은

이어폰으로 막아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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