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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Sep 15. 2024

넘사벽 위에 넘사벽 위에 넘사벽

제가 아이를 둘 키우다 보니, 서너 살 어린 나이부터 공부를 시키겠다며 책상 앞에 앉히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여기저기 호기심 갖는 아이들이 커서 더 똑 부러진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동 교육학자들 중에는 미취학 아이들을 몇 시간씩 책상에 앉아있게 하고, 단어를 외우게 하고, 연산을 연습하게 하는 것이 아동 학대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에이,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어도, 실제로 내 아이만 글자 못 읽고 연산 느린 것을 어떻게 견뎌요?"


네, 아이 교육에 진심인 엄마들은 견디시더라고요.




아이가 말을 시작할 때부터 영어에 계속 노출시키고,

세 살부터 한글을 가르치고,

연필도 겨우 쥐는 아이들을 앉혀서 학습지를 풀게 하는 넘사벽 열정 엄마 위에,


학군지에서 살면서도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스케줄이 과도하지 않게 조정하고,

스스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정도까지만 영어나 책에 노출시킬 뿐 부담이 되지 않게 하는,


진짜 열정 가득한 넘사벽 위에 넘사벽 엄마들이 계시더라고요.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졌을 때

얼굴이 하얗게 사색이 되어 달려와 안아주고 아이를 달래고 약을 발라주는 넘사벽 사랑꾼 엄마 위에,


무릎이 깨져도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서 털어내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친구들이랑 같이 놀 수 있도록

그냥 고개 끄덕이면서 아이를 바라봐 주는,


넘사벽 위에 넘사벽 큰 사랑을 보여주는 엄마들이 계시더라고요.



 

반포 잠원동에서도, 강남구 대치동에서도,

그냥 공부 잘하는 학생들 말고 정말 잘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이런 넘사벽 친구들의 엄마는 세심하게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주는 분들이었어요. 

선생님의 성향과 수업 방식을 알아보고, 내 아이와 잘 맞을지 충분히 생각한 후에 학원을 보내시더라고요.

아이 교육에 진심으로 정성을 들이고, 과하거나 비뚤어진 강요를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엄마들이었어요.


안타깝게도 저희 아이들은 내버려 두면 정말 시간을 그냥 보내는 보통 아이들이고요.

열정도 보통이고, 사랑 표현도 보통이었던 저는 아이를 탓할 게 없어요.


'어느 학원이 어느 과목에서 유명하다더라.' 하면 레벨테스트 보러 가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또 다른 학원과 좋다는 교재를 알아보고,

이 정도로는 아이를 챙긴다고도 할 수 없었던 거예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내 아이가 그렇게 공부에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하는 아이가 아닌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만들어줘요?"

라고 뾰족한 생각이 올라올 수 있어요.


다만 넘사벽 위에 넘사벽으로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마찬가지로 넘사벽으로 온 정성을 다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계시더라는 것,

우리와 같은 보통 엄마들은 그분들의 자세와 인내심을 배울 뿐이지요.


우리가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배우고,

김승호 회장님의 돈에 대한 자세를 배우는 것처럼요.


출처: Pinterest


꼼수와 암투와 큰 돈이 오가야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보력을 포함하여 스스로 애쓰고 노력하면 실력을 탄탄히 쌓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학군지 환경이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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