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독서모임이어야 하는가?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 발행글입니다.(이전 글) U 운이 좋아지는 독서모임 루틴
V 베리 굿! 매력적인 독서모임의 조건
운이 좋아지는 독서모임 루틴을 9년째 이어왔다. 그 동안 독서모임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었다. 처음엔 백 명이 넘는 독서모임에 참여자로 시작했다. 직접 무료 독서모임 이벤트를 열었을 때는 한 명으로 시작했던 모임이 평생 이어가는 독서모임으로 정착되었다. 덕분에 1년 동안의 커리큘럼으로 자기계발서로 시작해 재테크, 인문학, 심리학, 고전, 뇌과학 분야까지 편식하지 않고 확장하는 중이다. 한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다.
"베리 굿! 매력적인 독서모임!" 이런 모임을 이어가려면 조건이 있다. 독서모임은 삶을 다시 쓰는 자리다.
독서모임이 내 인생을 매력적이게 바꿔 준 열 가지 조건을 정리해보면 다믐과 같다.
첫째, 명확한 목적이 있다. 단순히 만나 수다만 떨고 헤어지는 모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모임에 오면 성장한다'는 방향이 분명히 한다. 왜 이 독서모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있다. 더 이상 독서모임에 참여할 이유가 사라지면, 흐지부지되거나 참여율이 낮아졌었다.
평단지기 독서클럽에서는 매년 12월 31일 목표를 공유한다.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목표를 상기하면서 어디쯤 진행 중인지 공유해나가고 있다. 인생 수레바퀴에서 하나라도 고장나지 않도록 삶의 균형을 맞춰나가기 위함이다. 골든티켓 독서모임에서는 편안하게 만나 행복한 가정의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아이들이 자라가는 과정도 듣고, 남편들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을 한다.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그녀들 덕분에 삶의 가치를 배워나간다. 천무 독서모임에서는 작가들과 독서모임을 한다. 책에서 글을 어떻게 쓰는 지 배우고,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오고, 살아가는 작가들의 이야기에서 새로움을 배운다.
둘째, 독서모임을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하루 10분이라도 읽고 공유하는 평단지기 독서법으로 멤버들은 30일, 100일을 넘어 200일, 300일을 이어간다. 책보다 값진 성취가 바로 읽는 삶으로 바뀌고 기록하는 습관을 만드는 일이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쓰기보다는 오늘 본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흘려보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골든티켓에서 나눈 이야기들도 기록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었다. 기억을 되살려 후기를 남기다보면, 아 오늘은 이걸 배운 날이구나 깨닫는다. 천무 독서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를 기록하면, 내가 발견하지 못한 다른 작가들의 관점을 배운 걸 남겨둔다.
셋째, 행동으로 연결하는 독서다. 책을 읽고 변하지 않는 사람과 책을 읽고 변하는 사람의 차이다. 『퓨처 셀프』를 읽은 뒤, 1년 후 나의 미래를 영상으로 촬영해서 예약 메일을 보내두었다. 멤버들은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맛보는 중이다. 책을 읽고 함께 공유하니 "나는 이걸 해봤다"라고 말하려면 실패든 성공이든 행동을 해야 한다. 경험이 남는다. 독서모임은 지식에서 끝나지 않고 삶을 움직이는 장이다.
넷째, 인문학적 성찰의 순간이 필요하다. 재테크와 목표 성과만 추구하다 지칠 때,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내면 소통』 같은 책이 우리를 멈춰 세운다.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라는 질문들이 내면의 대화를 솔직하게 끌어낸다.
다섯째, 실험과 도전의 문화 제도 (P턴 제도)다.『습관은 시스템이다』처럼 P턴 습관 챌린지 시스템을 도입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되 자신에게로 화살표를 돌려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P)를 시도하면서 책이 질리지 않게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여섯째, 경험 공유다. 큐레이팅을 시작한 한 멤버는 몇 달 만에 화랑을 오픈했다. 그 소식은 모임 회원을 움직였다.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경험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부동산 투자를 하던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는 소식도 들은 적 있다. 독서모임에서의 한 성공과 실패는 또 다른 멤버의 도전을 불러오고, 방향을 바꾸게 만든다.
일곱째, 함께읽는 독서를 실천한다. 책 속 문장이 일상의 루틴으로 자리 잡는다. 혼자서는 포기하기 쉬운 일들을 함께 해내는 힘이 생긴다. SNS와 단톡방에 공유하고 소통하면, 자연스레 응원군을 만난다. 책임감도 생기고 나만의 브랜딩이 조금씩 만들어진다.
여덟째, 다양한 포맷으로 진행한다. 사람들이 지루할 틈 없이 새로운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때로는 저자와의 만남, 때로는 서점 탐방, 때로는 북토크로 형식을 바꿔가며 모임의 활력을 유지한다.
아홉째, 무조건 참여한다는 의지력이다.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을 줄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생기면, 독서모임은 이어질 수 있다. 현장에 나오기 힘든 날에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고, 책을 읽고 메세지로 의견을 공유할 수도 있다. "오늘은 못 가니까 빠져야지" 대신 "오늘은 후기로라도 함께한다" 또는 가 가능하면, 루틴은 끊기지 않는다.
열번째, 솔직한 나눔이다. 독서모임이 찬란하고, 온화하고, 매력적이려면 서로를 판단하지 않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실패담도, 고민도, 부족함도 솔직하게 나눌 수 있으면 매력적인 모임이 된다. "여기서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여기서는 솔직해도 괜찮다"라는 분위기가 회원들을 더욱 결속시켜준다.
매력적인 독서모임의 본질은 뭘까?
선한 영향력을 공유하는 공동체다. 독서모임은 다재다능한 능력이 흘러 넘친다. 삶에 생기가 돈다. 한 달에 적어도 4번 이상 독서모임을 참여한다. 만나는 순간마다 찬란한 빛과 온화함이 무의식에 스며든다. 독서모임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눈에 확 달라져 보이지 않아도 분명하다. 한 권의 책, 한 번의 대화, 한 번의 만남이 쌓이면서 나를 채워왔다. 연결된 사람이 곧 나 자신이었다. 독서모임을 통해 나는 정리된 내 모습을 마주하는 중이다. 매력적인 독서모임을 만나다보니 미처 몰랐던 나도 발견한다. 다재다능한 그들의 경험을 듣지 못했다면 영영 알 수 없었을 나 자신과,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내는 일을 주저했을 테다. 독서모임은 결국 그저 똑같은 책을 읽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만의 '나'를 다시 쓰는 자리였다.
이런 독서모임의 조건을 유지해 나간다면, 내겐 평생 독서모임으로 굳어져가리라 믿는다.
다음 장에서는 ‘쓰며 나누는 라이팅 독서모임’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독서가 깨달음이었다면, 글쓰기는 기록이었다. 깨달음을 나누고 기록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손에 넣는다. '궁금하다'에서 시작한 나의 독서모임은 어느 새 퇴사하고 평생 이어가고 싶은 매력적인 독서모임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음 연재 [ W 라이팅하는 독서모임: 쓰며 나누기]은 9월 25일에 연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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