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엑스! 독서모임할 때 주의해야 할 실수

5년간 200회 넘는 독서모임, 선을 넘지 말아야 할 것들

by 와이작가 이윤정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W 라이팅하는 독서모임: 쓰며 나누기

X 엑스! 독서모임 할 때 피해야 할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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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코믹숏무비 너덜트 채널에서 '독서모임'에 관한 영상을 봤다. 제목은 '책 외에 다른 얘기 금지'.

독서모임을 운영하던 주인공이 여자를 지나치게 밝히고 극도로 집착하는 남자회원들과 각종 방해꾼들로 인해 모임이 엉망이 되자, 제대로 된 독서모임 운영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다. 바로 독서모임 신입회원 면접을 보기로 한 것.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한 여성이 참여해 모임을 예측 불가한 혼돈 속으로 끌고 가면서부터였다.

13분 24초 영상을 끝까지 시청했다. 설명을 보니 '리디'의 유료광고가 포함되어 있었다. 기획의도를 그제야 이해했다. 이런 독서모임이 현실에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독서모임할 때 주의할 실수와 피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난 5년간 200회 넘는 독서모임, 골든티켓·천무·평단지기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미리 알아두면 그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영상에서 본 극단적인 상황들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이는 독서모임뿐 아니라 달리기 모임, 자전거 모임 등 다양한 모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런 일들 때문에 사람들이 오히려 모임을 피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주의사항들을 미리 챙겨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독서모임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원인은 대부분 작은 실수들이 누적된 결과다. 리더든 참여자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관없이 조심해야 할 지점들, 선을 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


먼저 리더가 저지르기 쉬운 치명적 실수들이다.

첫째, 권위적으로 진행한다. 모임은 강의장이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이거예요. 다들 이해하셨죠?" 모임 내내 리더가 혼자 떠들고, 참여자들은 고개만 끄덕이는 상황. 이건 독서모임이 아니라 일방적인 강의다. 의견을 강요하거나 정답을 제시하려 들면 참여자들은 점점 위축된다. 모임은 함께 만드는 장이지, 리더의 무대가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둘째, 시간 관리에 실패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조금만 더 할까요?" 시작 시간을 30분씩 미루고, 마무리 시간도 제멋대로인 모임이라면 어떨까.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참여자들의 신뢰를 잃는다. 특히 자기계발러, 투자자, 직장인, 1인 기업가, 가정주부들은 다음 약속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시간 관리는 모임 운영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셋째, 기록과 피드백이 없다. 성장 없는 반복만 지속된다. 모임이 끝나면 "오늘도 좋았네요"로 끝내기보다는, 무엇을 배웠는지, 다음엔 뭘 개선할지에 대한 기록과 피드백이 필요하다. 기록과 피드백이 없는 모임은 성장 없이 반복되다가 흐지부지된다. 간단한 메모라도 남기고, 참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은 참여자가 조심해야 할 실수들이다.

첫째, 책을 미리 읽지 않고 참여한다. 준비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저 사실 책을 못 읽어와서... 그냥 들어만 볼게요." 한 번 정도는 참관도 괜찮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 계속 늘어나면 독서모임 대화의 깊이가 떨어진다. 준비 없이 온 사람들끼리 "저도 못 읽었어요"라며 동병상련하는 순간, 모임의 분위기는 급격히 안이해진다. 최소한 한 챕터, 절반이라도 읽고 와야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둘째, 발언을 독점한다. 내 이야기만 하면 안 된다. "그러고 보니 제가 예전에..."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배우기 위해 참여하는 게 독서모임의 본질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담만 20분씩 늘어놓으면 다른 사람들은 할 말을 잃는다. 책 내용보다 개인사가 더 길어지는 순간, 독서모임은 수다모임으로 변질되기 쉽다. 경험을 나누는 건 좋지만, 적절한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셋째, 비판만 하는 태도다. 건설적 비판과 단순한 비난은 다르다. "이 책 정말 별로네요. 왜 이런 걸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무조건적인 비난은 분위기를 얼어붙게 한다. 특히 다른 참여자의 의견까지 깎아내리는 태도는 모임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다른 관점이 있다면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제시하며 정중하게 토론을 이어가는 게 필요하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주의할 점들도 있다.

첫째, 장소·비용 관리를 소홀히 한다. 작은 불편이 큰 불만으로 이어진다. 시끄러운 카페, 비좁은 공간, 불투명한 비용 처리.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모임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다. 특히 회비나 식사비를 나눌 때 "이번엔 제가 낼게요" 하는 사람과 "정확히 계산해서 나눠요" 하는 사람 사이에서 미묘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미리 규칙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둘째, 사생활을 침해한다. 동의 없는 기록은 금물이다. "인증샷 찍어서 인스타에 올릴게요!" "블로그에 후기 남길 거예요!" 동의 없이 사진을 찍거나 SNS에 올리는 행위는 사생활, 초상권 침해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비공개로 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본인 얼굴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리기 처리하거나, 사전에 공지하는 게 필요하다.


온라인 모임에서 주의할 점들이다.

첫째, 기술 준비가 부족하다. 기본기가 전부다. "어? 소리가 안 들려요. 잠깐만요..." 마이크 문제, 카메라 문제, 줌 링크 공유 지연 같은 기술적 문제들은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온라인 모임에서는 기술적 준비가 예의다. 모임 전 미리 테스트해보고, 백업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사전에 온라인 방송이라 끊길 수 있다는 점도 고지한다.

둘째, 무관심하거나 딴짓을 한다. 로그인이 참여는 아니다. 화면은 켜놨지만 계속 핸드폰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화면을 끄고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로그인만 했다고 해서 다른 걸 해도 괜찮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소통이 원활해진다. 채팅창 의견도 활성화하면서, 리액션도 적극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셋째, 무단으로 녹화하고 공유한다. 신뢰를 깨는 행동이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다시 보려고 녹화하거나 캡처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전 동의 없이 다른 곳에 공유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독서모임에서 나누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그 자리에서만 끝내야 한다. 신뢰가 깨지는 순간 진솔한 대화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너덜트 영상 속 주인공이 면접을 보겠다고 한 건 극단적인 조치였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모임의 목적이 흐려지고 방해 요소들이 계속 생기면 리더 입장에서는 답답해진다. 면접보다 더 중요한 건 예방에 있다. 처음부터 독서모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원칙을 제시하고, 작은 문제들이 생겼을 때 즉시 해결해나가는 게 좋다. 참여자들도 독서모임의 목적을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이유다.


5년간 독서모임을 운영하기도 하고 참여하기도 했다. 위에 언급한 실수들을 모두 경험해봤다. 때로는 내가 권위적이었고, 때로는 시간 관리에 실패했으며, 때로는 참여자들의 문제행동을 방치한 적도 있었다. 그런 실수들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리더든 참여자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독서모임은 책을 읽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며 새로운 관점을 얻는 귀한 시간이다. 작은 실수들 때문에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트 영상처럼 극한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새로운 시작을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독서모임은 의무가 아니라 마음이 편해야 하니까. 독서모임을 끝내고 나서 즐거웠다면, 평생 이어갈 수 있다.


다음 연재 [Y 오늘 왜 읽는가? 나의 이유를 찾는 독서모임]은 10월 2일에 연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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