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독서 모임 리더가 됐습니다.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읽는 독서도 물론 좋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은 또 다른 즐거움을 주거든요. 주변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요? 나와 다른 사람들 무리, 미운 오리 새끼처럼 살아갈 때가 가끔 생깁니다.
제가 리더로 운영 중이거나,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독서모임은 7개 이상인데요. 오늘은 3가지만 소개드릴까 합니다.
첫째, 재테크 네이버 카페 독서모임에 2년 정도 참여했습니다. 재테크라는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독서모임의 장점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저자 특강도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카페에서만 소통하다가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연예인 보는 느낌입니다. 온라인에서 친분관계가 있는 상태에서 오프라인에서 만나니 이야기가 곧바로 통합니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한 번 만나잖아요? 그럼 다시 온라인에서 소통할 때 느낌이 정말 달라집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만나던 사람과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은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비록 2년 정도 참여하고, 참여를 멈추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했던 동료들이 빠지고, 새로운 멤버들로 채워지다 보니,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려웠어요. 수박 겉핥기 식이 되는 것 같아 중단했습니다.
둘째, 가계부 TF를 하다가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함께 책 읽자고 시작한 모임이 있습니다. 골든티켓 독서모임인데요. 2019년부터 시작해서 아직까지 이어오는 모임입니다. 함께 읽은 책이 이젠 80권이 넘었습니다. 이 독서모임의 장점은 마음 편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지난 6년간 살아오면서 겪어온 삶을 함께 나눈 시간이었으니까요. 고교 동창, 대학 친구를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이젠 더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주제는 다양합니다. 처음엔 재테크에 관심 있었지만 조금씩 식상해지더라고요. 그렇게 경제경영서에서 인문학, 철학, 고전 소설, 과학, 벽돌책들까지 넘나들다 보니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자동으로 나왔습니다. 가족에게 터놓지 못할 고민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모임이 되었죠. 부자 할머니가 될 때까지 평생 이어갈 예정입니다.
셋째, 평단지기 독서클럽입니다. 독서모임 리더가 된 지 4년 차입니다. 사람들은 일상에 바쁩니다. 오랫동안 독서모임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렇게 한 두 번 빠지다가 중단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독서리더인 저는 나무처럼 그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멤버들에게 잠시 떠났더라도 언제든 다시 돌아오라고 이야기했거든요.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해야 시간이 날지도 모르겠네요. 오랫동안 유지되는 독서모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제2의 가족 같은 독서 메이트를 만들고 싶었는데 말이죠. 다만, 책 쓰기 평생과정을 시작하고 바뀌었습니다. 글을 평생 쓰실 거니, 독서모임도 평생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멀리 있어도, 혼자 있어도 소통할 수 있는 비슷한 또래의 친구가 있다는 건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평단지기 독서클럽의 장점은 온라인으로 소통하다 보니 책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기록과 후기를 남기니 복습효과가 큽니다. 다음에 찾아볼 수도 있고, 책을 쓸 때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천무 독서모임, 주책이야, 우아한 고독까지 다양한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중입니다. 북위키 오픈 채팅방도 있고요. 이렇게 제가 독서모임을 좋아합니다. 나누는 기쁨과 배우는 기쁨 모두 충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서모임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독서모임에 나가서 본인은 이야기 안 하고, 들으러만 오는 사람이 많다는 글을 본 적 있습니다. 독서모임에서는 가능하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서로가 더 끈끈해지고, 다른 사람들의 조언도 들을 수 있습니다. 독서모임에 나가면 주어진 시간 안에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 놓습니다. 고민이 있으면 고민을, 도움이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요.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소유한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혼자 침몰하지 않고, 책과 함께 손잡아 주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의 방향을 보여주는 인생 동료를 만드는 독서모임이 가장 완벽한 투자입니다.
꼭 독서모임 나가보세요. 두 번 가세요, 세 번 참여하세요. 그럼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혹시라도 있다면, 그땐 독서모임의 리더가 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