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185 - 관점과 행동 변화로 감정 조율하기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1일은 정리와 계획하는 날이기도 하고, 서점에 가는 날이거든요. 평소 루틴대로 독서하고 정리하고, 경제지표 확인하고, 아침을 준비합니다. 오전에 오늘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집중해서 하고 점심 이후에는 좀 한가로이 보낼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저녁 아빠랑 통화를 했습니다. 오늘은 다른 계획을 뒤로 미루고 아빠에게 다녀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평소 아빠는 동작구에 있는 B 병원에 혼자 다닙니다. 언니가 아빠집 근처에 살아도 직장 다니고, 저도 나름 할 일을 만들다 보니 아빠의 보호자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이번 주에는 안과에 다녀오셨다고 하셨어요. 갑자기 다음 주에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갑자기 수술이냐고 여쭤봤더니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하고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고 하네요. 수술 전에 병원에서는 보호자 동의를 받습니다. 간호사가 아빠에게 보호자랑 함께 오셔서 동의서 제출하라고 했다고해요. 아빠는 저는 보호자가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하셨답니다. 간호사는 머뭇거리더니 그럼 혼자 오셔서 사인하면 된다고 했답니다. 아빠는 병원에 다녀오시면 진료 영수증을 가족방에 공유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진료가 있더군요. 아침 9시 30분에 의사 면담이 있다고 합니다. 수술을 하고 나면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심각한 건가 싶습니다. 어떤 수술인지, 어느 정도의 수술인지 걱정이 그 때부터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아빠랑 함께 병원을 다녀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집에서 출발하려면 적어도 한 시간 전에 출발해야 합니다. 알람을 맞췄는데 피곤해서 좀 더 자다 일어났더니 7시였습니다. 출발 전 한 시간밖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밥도 똑 떨어졌습니다. 새로 싼 현미와 햅쌀 백진주쌀을 섞어 밥을 합니다. W가 속옷이 안남았다길래 속옷도 새벽부터 세탁기에 넣고 돌립니다. 책상으로 와서 책을 폈습니다. <황금멘탈을 만드는 60가지 열쇠> 이은대 작가 책을 오늘 처음 개시합니다. 챕터 3까지 읽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들어가기 부분만 정리해서 한 문장 골라 포스팅했습니다. 8시가 다 되어서 바로 PC를 끄고, 밥을 꺼내 밥을 퍼서 소분하여 냉장고에 넣습니다. 밥 할 땐 누룽지 코스로 하는데, 오늘따라 금방 밥을 펐더니 맛있어 보이네요. 밥을 푸면서 누룽지를 입으로 가져갑니다. 밥은 냉장보관합니다. 뜨거우니 아이스팩 6~7개를 밥 주변으로 둘러쌉니다. 딱 맞춰 세탁이 끝납니다. 건조기에 옷을 올립니다. 곧바로 화장하고 외출준비를 합니다. 시간이 8시 15분이 넘어갑니다. 노트북도 챙기고, <허송세월>도 넣어서 뛰쳐나갔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T맵을 켜보니 51분이 넘게 걸리네요. 진료시간 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아슬아슬합니다. 예상 도착 시간은 9시 22분입니다. T맵이 알려주는 올림픽대로 대신 한강 공원길을 따라 샛길로 운전했습니다. 시간이 조금씩 단축됩니다. 가는 길에 아빠에게 전화를 합니다. 아빠에게 지금 출발하니 바로 병원에서 보자고 했어요. 아빠가 갑자기 뭐 이리 빨리 가냐고 합니다. 분명 저는 9시 30분이라고 들었는데, 아빠는 10시 30분이라고 하네요.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고 했는데도 10시 30분이랍니다. 10시에 나가면 된다고 하시네요. 긴장이 확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두통이 찾아오네요. 아빠집에 들러서 아빠를 픽업해서 병원으로 가기로 합니다. 9시 12분에 아빠집에 도착하고 주차를 하려고 하니 아빠가 나와계십니다. 차에 올라타시더니 9시 30분이 맞다고 합니다. 잘 못 알았다고 하네요. 다시 조급해집니다. B 병원까지 멀진 않으니 다시 운전해서 갑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9시 22분입니다. 아빠 먼저 접수창구로 가시고, 저는 주차하고 진료실 앞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백내장은 예전과 달리 수정체 두 곳에 구멍을 뚫고 진공청소기처럼 빨아 당기는 수술을 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렌즈를 착용하게 된다고 해요. 그 렌즈는 일반 렌즈와 달리 수정체에 착용되는 거라 뺐다가 넣었다가 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 설명을 듣고 나니 안심이 됩니다.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다음 주에 오라고 하셔서 진료를 금방 마쳤습니다. 어제밤에 '백내장' 검색을 했더니 아래 인공 수정체 모양을 의사 선생님이 그려서 설명해주시더라고요. 미리 보고 갔더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더군요.
석 달 전에 귀가 잘 안 들린다고 하셔서 이비인후과에도 예약해 둔 상황이었습니다. 기다리는 게 힘들어서 집 앞에 있는 개인병원에 다녀오셨는데 귀 안이 좀 막혔었다고 하네요. 귓밥을 빼내고 났더니 좀 나아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예약해 둔 상황이라 진료를 보기로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3개월 기다렸다 왔다고 하니 그럴 리 없다고 합니다. 시스템 교체 중이라 아마 문제가 있었나 보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어제 예약하신 분도 오늘 진료하러 오셨다고 하면서요. 청력검사를 해보니 나이대에 비하면 청력이 좋다고 하십니다. 안심하고 귀가했습니다.
근처에서 순남시래기에 가서 식사를 하고, 아빠집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군인마트에 들러 쇼핑도 좀 하고요. 아빠 찬스로 계산을 아빠가 다 해주십니다. 아빠집에 가서는 머리가 지끈거려 한숨 자고 일어났어요. 아빠가 사과 깎아줄까 합니다. "네"라고 하니 사과를 깎아주시고, 커피 마셔야겠다고 하니 아빠가 커피도 내려줍니다. 친정에 가면 그냥 긴장이 확 풀립니다. 저녁 6시에 송파에서 약속이 있어서 4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 노트북, 책을 왕창 챙겨갔지만 역시나 가방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잠실로 넘어왔습니다. 한숨 자고 커피도 마시고 났더니 되살아났습니다.
평소에 바빠서 긴장이 확 될 때는 모르지만, 긴장이 풀어지면 저는 두통이 찾아올 때가 많았습니다. 쉬면 신기하게 어디가 아프네요. 바빠서 힘들고 쉴 시간이 없다는 생각보다는 쉬면 아프구나 알아챕니다. 게으름을 피울 수 없는 사람으로 바라봅니다. 아빠처럼 보호자가 없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더 잘 챙길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스스로 헤쳐나가는 시간 만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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