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글

어느 날 갑자기

by 정인





집에서 커피 내려 마시고, 염색하고. 오후는 남편이 오늘은 산책은 시내 쪽으로 가자고 한다. 토요일 로또나 사자고, 좋은 꿈 꿨어? 왜 갑자기 로또 알겠어! 안양천을 따라 아파트 쪽으로 올라가려고 보니 안양천 둑 은 노란 개나리들이 활짝 피어 만개하고 있었다. 어느새 이렇게 많이 피었나 예쁘다. 주위엔 못 보던 공원이 들어서 있다. 이곳으로 와본 적이 없는데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새로 만들어졌나 보다 시내 쪽 들어섰다. 봄바람이 봄을 시 샘 하는지 몸은 춥게 느껴졌다.

버스정류장을 지나 걷고 있었다.

갑자기 행단 보도에 누가 퍽하고 넘어졌다. 남편은 넘어지는 것까지 보았단다. 우린 행단 보도로 뛰었다. 같이 뒤쪽에 걷던 중년여성분도 그 자리에 계셨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다. 어쩌지 당황스러웠다. 넘어진 여성분은 의식이 없다. 어떻게 어떻게? 너무 놀라 난 빨리 119 부르라 했다. 뒤에 오셨던 중년여성분이 119 부르신다. 침착하다. 주위 상황 설명하시고 119 신고하는 동안 넘어진 여성분을 살폈다. 넘어진 자리에 피가 흐른다. 코에서도 피가 나오는듯하고 머리 쪽에서도 피가 흐른다. 잠시 후 의식이 돌아왔다. 행단 보도에서 앞으로 넘어진 50대 중반 여성은 신음이 들린다. 다행이다. 이제 의식이 있으니 살아나신 듯 뇌출혈인가! 갑자기 짧은 시간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뇌출혈, 아니면 뇌졸중, 도로는 순식간 교통이 막히고 신호가 바뀌어 우리가 넘어진 이 여성분을 지키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신호 바뀌어 차들이 달린다. 손을 흔들어 안 돼요. 저리 가세요 소리치면 통제했다.


배달 가시던 오토바이가 서서히 우리 쪽 오셔 말씀하신다. 다들 검정 옷에 위험하다고, 핸드폰 플래시 켜고 흔들란다. 우리 셋은 아저씨 말씀대로 양쪽 도로를 통제하면서 지키고 있었다. 왜 이리 119가 안 오냐고 답답하다. 빨리 한번 다시 통화해 보셔요? 넘어진 여성분께 괜찮다고, 안심을 시켜드렸다. 넘어진 여성분은 신음만 내신다. 저만큼 많은 차들 뒤로 반짝반짝 119 불빛이 보인다. 차들이 달리지 못해 도로는 혼잡하다. 횡단보도 신호는 몇 번 청색 신호, 빨간 신호를 반복한다.

119는 도로 옆쪽 차를 세운다. 남편이 손짓으로, 이쪽으로 들어오라 하니 들어온다. 난 느긋해 보여 답답했지만, 119 분들은 차분히 대처하신다. 여성 119 구급대원이 넘어진 여성분을 반듯하게 돌린다. 이마가 찢어져 피가 나고 코에서도 피가 났다. 여성 119 구급대원이 넘어진 중년여성의 목 보호대 채우시고 피를 닦아낸다. 이제 사셨다. 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주위 사진도 찍어뒀다. 행단 보도 길은 움푹 파여 있었다. 움푹 파인 곳 걸려 넘어지신 건가요? 뒤에 따라온 여성분도 정확하게 본 것이 아니라 했다. 순식간 앞으로 쿵 했으니, 저기에 걸려 넘어진 거면 ㅇㅇ도 책임이 있으니 말이다. 119 대원께서 건널목 신호 바뀌면 건너가세요. 여기 계시면 위험합니다. 여긴 119 대원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하신다.


청색 신호가 바뀌자, 남편과 나 함께 지켜봤다던 중년 여성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하면서 행단 보도 건너갔다. 우린 다시 가던 길로 로또 산다고 갔다. 로또 사고 오면서 괜찮을까? 그분 이야기하는 데 아직도 119차가 보인다. 119 맞은편 쪽은 없던 경찰차가 서 있다. 아직도 있는데 병원 안 가고, 누가 신고했나 보다. 경찰차와 있는 거 보니 남편과 나는 그리 생각했다. 다시 119는 돌아서 간다. 한림대 병원으로 가겠지? 남편한테 말했다. 그거야 119들이 알아서 하시겠지 놀란 가슴 다시금 진정시키고. 남편과 나는 이야기했다. 저분 우리가 살렸다. 주위는 어둡고 우리들이 안 있었으면 넘어진 분 안 보여 차가 치어 어찌 될지도 모른다고, 좋은 일 했다고 말했다. 인생 순식간이다. 재수 없으면 접시물에 코 박고 죽는다 하지 않나 허무한 생각 남은 인생 더 어찌 될지 모르니 우리는 행복하게 살자고 말하면서 집에 왔다. 쓰러진 여성분은 어찌 되셨을까?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3화그림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