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식 발음을 탐색하고자 할 때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하는 것들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발성 차원의 특징'과 '언어학적 차원의 특징'이 그것이다.
발음 방법이라는 것은 결국 발성 기관의 '위치, 모양, 동선'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따라서, 만약 특정한 자음 또는 모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싶다면, 각 발음의 '위치, 모양, 동선'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음 그림처럼 나타낼 수 있다.
<발음 느낌 탐색>
연음, 축약, 리듬을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즉, 발음, 연음, 축약, 리듬을 이해하고 탐색하고 싶을 때는 관련된 자음과 모음의 '위치, 모양, 동선'을 '영어식 발성 환경과 발성 기관'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 구체적으로 집중하는 발음 훈련이 될 수 있다.
(1) 발성 기관의 모양
발음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 예를 들어서, ‘혀의 뒷부분을 연구개 쪽으로 당긴다’ 또는 ‘입술을 어떤 모양으로 만든다’는 식이다. 이것이 ‘발성 기관 모양’의 설명에 해당한다. /θ/를 발음할 때는 ‘혀가 아랫니와 윗니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식의 설명도 '발성 기관의 모양'의 설명에 해당한다. 훈련자들은 자신이 힘들어하는 발음의 경우, 이런 '발성 기관의 모양'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2) 발성의 시작 위치
'발성 시작 위치'는 '발성 기관의 모양'과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서 /u/발음을 설할 때 ‘입술을 둥글게 하고 내밀라'라고 한다. 하지만 이 발음이 정확히 되기 위해서는 '모양' 뿐만 아니라 발음이 실제로 시작되는 위치도 주목해야 한다. 이 발음이 시작되는 위치는 입 공간의 깊은 안쪽에서부터 이다. '발성 기관의 모양'과는 상관없이, 어떤 소리의 경우는 코에서부터 소리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소리는 목 깊은 안쪽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하면, 발음 소리가 이상한 경우는 '발성의 시작 위치'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3) 발성 기관의 동선(moving line)
앞에서 말한 /u/의 발음은 발성을 시작하는 시작 위치와 끝내는 위치가 다르다. 즉, 깊은 안쪽에서 시작해서 앞에서 끝난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위치에서 소리가 시작되고 끝나는 것은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작 위치와 종료 위치 사이에서 동선이 생기게 된다. 소리 감각이 성장하면 이런 동선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서, /L/발음 /e/ 등 여러 발음에서 동선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발성 차원의 작은 효과들이 모여서 영어 고유의 리듬 현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
(4) 연음, 축약, 리듬 느낌 탐색
영어와 다른 모국어를 사용하는 훈련자들이 연음을 이해할 때 흔히 하는 실수가 '소리값'과 '소리값'을 연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편안한 영어식 연음에 대한 감각이 성장할 수 없다.
연음은 '소리값'과 '소리값'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발성 기관과 발성 과정 차원에서 앞 뒤 발음을 연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앞 소리의 '위치, 모양, 동선'과 그리고 뒤 소리의 '위치, 모양, 동선'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고, 편하게 연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축약, 리듬 등도 모두 이렇게 발성 차원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연음, 축약, 리듬 현상은 관련된 발음들의 '위치, 모양, 동선'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그러면서, 훈련자들은 '원어민 느끼는 편안함'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즉, 앞 뒤 소리의 발음을 발성 환경과 발성 기관 차원에서 실제로 느껴보면서, '이 상황에서 편안하게 소리를 내려면 이렇게 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소리가 이런 식으로 들릴 수밖에 없겠구나'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원어민이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발성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것을 '편안함 지향의 소리 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어 자음, 모음의 언어학적 특성도 있는데, 이런 개념도 영어 발음의 느낌을 탐색할 때 활용될 수 있다.
(1) 영어의 자음과 모음은 독립적인 소리를 가지고 있다.
love의 경우 /l/, /ʌ/, /v/ 각각의 소리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떤 언어의 경우는 하나의 소리를 만들 때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야 경우가 있다(한국어, 일본어 등). 그런 언어를 사용하는 훈련자는 습관적으로 자음과 모음을 합쳐서 소리 내려고 한다. love의 /lʌv/를 발음하려고 할 때, 앞의 두 자음, 모음 /lʌ/를 하나로 합쳐서 소리 낸다. 그런데 /v/만 남기 때문에 발음 표기에도 없는 '으' 같은 모음을 붙이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v/+ '으'(모국어 모음)’의 발음이 되면서 영어식 발음이 되지 않게 된다.
만약 평소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훈련자라면, 영어의 자음, 모음은 각의 발음 소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각각의 소리를 느끼기 위해는 그것들을 발성 환경과 발성 기관 차원에서 깨달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소리값 자체는 모국어 소리와 비슷할지라도 발성 차원에서 보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2) 영어식 음절 감각에 주목해야 한다.
음절이란 하나의 단어에서 소리를 내는 끊는 단위이다. 만약, 음절을 영어식으로 끊지 않으면 발음도 영어식 느낌으로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런데, 언어에 따라서는 음절 개념이 다를 수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서 하나의 소리를 내는 언어를 사용하는 훈련자들의 경우, 그들이 느끼는 음절 감각과 영어에서 말하는 음절 감각이 다를 수 있다. 음절 감각이 중요한 이유는 '리듬 느낌 탐색'에서 다시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