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OE 생각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n Hwang May 19. 2024

'술 먹으면 좋아지는 영어 실력'에 대한 EOE 생각

EOE 영어 훈련 방법론

우연히 뉴스 기사 하나를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잠시 정리해서 올려 본다. 영어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술을 먹었을 때 영어가 잘 되는 것 같다는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을 실제로 실험해 본 해외 연구팀이 있다고 한다. 


[취재파일] 술 마시면 외국어 능력 향상된다?(출처: SBS 뉴스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451772


기사에서는 술을 먹으면 영어가 잘 되는 현상을 '긴장감이 완화되고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현상이고 그에 대한 이유이다.  


그런데 영어 훈련을 실제로 하고 있거나 또는 앞으로 할 예정인 사람들은 이 현상을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할지'에 대한 영감을 얻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1) 일반적 관점의 현상 분석


영어 능력이라는 것도 차원이 있다. '감각 차원 능력'과 '실전 차원 능력'은 다르다. '감각 차원의 능력'이라는 것은 발성, 발음, 리듬 같은 소리 능력, 어순, 어휘, 문법 같은 표현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실전 차원의 능력'이라는 것은 실제 대화 상황처럼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듣기 말하기 능력을 말한다. 


술을 먹게 되면 이 모든 능력들이 모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술이라는 것은 실제 근육의 이완과 관련되어 있다. 근육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이 발성과 발음이다. 그래서 직접적으로는 이 부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술은 또한 자신감도 높여 줄 수 있기에 그동안 자신 있게 사용하지 못했던 어휘, 어순, 문법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실제로 '유창성, 특히 발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말하고 있다. 


이 현상을 이제 EOE 방법론 관점에서 분석해 볼 수도 있다. 


2) EOE 방법론의 현상 분석


술을 먹었을 때만 잘 되고 맨 정신에서는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맨 정신으로 말할 때는 '신경 쓰이는 것, 걸리는 것, 자신감을 떨어 트리는 것'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이것을 'EOE 방법론'의 디버깅(debugging) 용어로 말하자면, 맨 정신일 경우는 훈련자가 실제로 '방해 문제'를 그만큼 많이 많이 느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방해 문제'라는 것이 무엇 일지를 생각해 보자. 


'방해 문제'라는 것도 차원이 있다. 우리가 쉽게 찾을 수 있는 '모르는 단어, 모르는 어휘, 모르는 문법 문제'는 '텍스트 차원의 방해 문제'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은 술을 먹으나 먹지 않으나 상관없이 언제나 방해가 되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방해 문제 중에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모르는 단어와 발음, 모르는 문법이 없는 영어인데도 그 영어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텍스트 차원의 방해 문제는 없지만, 그것을 알아듣는데 방해가 되는 문제들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감각 차원의 방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각 차원 문제'의 경우는 쉽게 찾을 수는 없지만 훈련자 자신의 내부에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문제들은 쉽게 찾을 수 있는 '텍스트 차원의 방해 문제'와는 다르다. 


그런데 술을 먹게 되면 마치 소금을 뿌리면 배추의 숨이 죽듯이 이런 감각 차원의 방해 문제들은 임시적으로 훈련자들을 자극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는 것은 훈련자의 입장에서는 그것들에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영어가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현상에 대한 분석이다. 만약 훈련자라면 여기서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3) 훈련 영감


술 먹을 때와 술 먹지 않을 때 차이가 있다는 것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감각 차원 능력'이 아직 '생성'되지 못했거나 또는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훈련 활동을 할 때 즉, '반복, 공부, 사고 활동'을 할 때 우선 관심과 주목을 실제로 감각 차원에 숨겨져 있는 방해 문제들을 찾아서 해결하겠다는 마음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감각 차원에서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 몇 가지를 실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우선 영어를 반복할 때 그 '영어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기 이전에 '방해 문제들 자체를 찾는데 집중'해 볼 수 있다. 이 둘은 다른 집중이다. 첫 번째 '영어를 이해하기 위한 집중'은 위험할 수 있다. '들리지 않는데 계속 듣겠다'는 식으로 집중하게 되면 자칫 '무리한 훈련'이 되어서 쉽게 지칠 수 있다. 반대로 '반복하다 보면 되겠지' 하는 식의 막연한 자세로 변하게 되면서 '겉도는 훈련'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방해 문제 자체를 찾는다'는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요컨대, '감각 차원의 문제'의 경우는 반복 활동의 관심 목표가 그 문제 자체를 찾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각 차원의 문제'는 반복 훈련을 할 때
해당 방해 문제 자체를 찾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2) 다음은, 평소 반복 훈련 활동을 할 때 '무엇이 자신의 신경을 건드는지' 그것을 찾기 위해서 궁금증을 높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이상함에 대한 민감함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이 무엇을 궁금해해야 하는지, 무엇이 이상한지를 느끼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각 차원의 궁금증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자신이 느끼는 이상함에 예민해지기 위해서 노력한다. 


3) 감각 차원의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각자 자신만의 훈련 방향성을 만들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감각 차원의 방해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되는 수준까지 해 나간다'는 식이다. 그리고 자신이 정한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스스로 주도하는 훈련이 되는 것이다. 


감각 차원의 능력 성장을 위한 자신만의 방향성을 만들고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관심과 주목을 집중한다. 


참고로, 디버깅(debugging) 용어로 하자면 '반복 기법, 반복 옵션'은 훈련자 자신의 성향과 수준에 맞게 활용해 나가면 된다. '좋은 반복 방법'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에서 말한 방식의 훈련자 노력이 깊어지면 훈련은 자연스럽게 '텍스트 차원 훈련'에서 '감각 차원 훈련'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어에서 말하는 '나', '너' 그리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