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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dsbird Apr 19. 2024

퇴사하면 불안하다

다시 한번 퇴사를 고민하면서 구인구직 사이트를 몇 군데 기웃거려 본다. 기존에 몸담고 있던 직종 자체도 취직하기 어려운 직군인데, 커리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를 찾자니 참 막막하다. 


슬금슬금 불안함이 몰려온다.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 지원하면 면접까지 갈 수 있을까? 커리어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영영 같은 일만 하게 되는 건 아닐까? 내 실력은 이것밖에 안되나? 내 커리어는 이것으로 끝인가? 


부정적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상상력은 고장 난 프린터인 마냥 암울하고 참담한 시나리오들을 막무가내로 끊임없이 쏟아낸다. 아직 지원서 한 장 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대기업의 느릿느릿함과 관료주의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욕하며 퇴사했는데, 지금은 대기업의 안정적인 틀이 그립다. 계속 회사에 남아있었으면 다른 부서로 옮겨 새로운 일을 하는 기회를 잡는 것도 훨씬 쉬웠을 텐데. 작년 퇴사하기로 한 나의 결정은 결국 무모했던 것일까? 여태 쌓아온 경험들을 살려, 그냥 몸담던 업계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게 더 나은 선택일까? 


퇴사해도 신나기만 한다며 큰소리 뻥뻥 치던 내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현실에 꼬리 내린 내 모습만 남아있다. 적어도 오늘은. 


https://brunch.co.kr/@windsbir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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