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오늘의 식탁 - 10월 22일. 수프야 음바타타
난 수프 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 원하는 재료들을 살짝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인 후 블렌더로 갈면 끝인 너무 손쉬운 요리 종류이지만 단조로운 한 가지 질감의 음식이란 게 비호감이다. 시간 들여 요리했는데 수프만으론 배가/성이 차지 않으니 다른 요리를 곁들여야 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서양식 수프는 부드러운 맛이 대부분인데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내 기호와도 맞지 않다.
그런데 어제,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수프 레시피를 발견했다. 콩고에서 많이 먹는다는 '수프야 음바타타(Soup ya mbatata)' 고구마 수프다.
그러고 보니 아프리카 음식은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네팔, 태국, 키프로스, 발리 음식까지 만들어봤는데 말이다. 아프리카계 전 남자 친구를 몇 번 사귀어본 덕분에 아프리카 음식은 꽤 자주 먹어보았는데, 아직 전 세계적으론 잘 알려지진 않은 음식이지만 먹을 때마다 한국 입맛에 참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지역마다 독특한 향과 맛이 존재하지만 쿠민과 계피에서 나오는 쿰쿰한 향이나 후추와 고추에서 나는 톡 쏘는 매운맛을 참 잘 활용하는 게 아프리카 음식이다.
오늘 만들어본 수프야 음바타타는 콩고의 일상적인 가정식이자 전통요리로, 카사바나 옥수수 가루로 만든 떡 같은 질감의 푸푸나 밥에 얹어 먹는다고 한다.
재료
▢ 큰 양파 1개, 잘게 다진 것
▢ 마늘 2쪽, 곱게 다진 것
▢ 커민씨 1작은술 또는 간 쿠민 가루
▢ 칠리 플레이크 1/2작은술
▢ 신선한 생강 2작은술, 곱게 간 것
▢ 설탕 1작은술
▢ 큰 고구마 3개, 껍질을 벗기고 큐브 모양으로 자른 것
▢ 큰 파슬리 1개, 껍질을 벗기고 큐브 모양으로 자른 것
▢ 빨간 피망 1개, 씨를 제거하고 대충 다진 것
▢ 토마토 캔 400g
▢ 육수 900ml
▢ 부드러운 땅콩버터 2-3큰술
▢ 볶은 땅콩 한 줌 (장식용)
조리법
1. 큰 냄비에 기름을 데우고, 쿠민 씨앗, 고춧가루, 다진 생강을 넣는다.
2. 1분 정도 볶은 후, 양파, 마늘, 설탕을 넣고 중 약불에서 양파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몇 분간 저어가며 볶는다.
3. 고구마, 파스닙, 토마토를 넣고 몇 분간 더 저어준다.
4.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약 15분 정도 고구마와 파스닙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다.
5. 블렌더로 수프를 갈아준다.
6. 땅콩버터를 넣고 섞는다.
7. 땅콩 한 줌과 기름을 약간 뿌려서 서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