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라면 꼭 알아야 할 현실 조언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내가 이번에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파트너는, 겉으로는 '믿을 만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실망스러운 협업 상대였다.
처음 만났을 땐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스스로를 미디어 업계의 풍부한 경험자이자, 넓은 인맥을 가진 사람으로 소개했고 여러 방송 프로젝트를 맡아왔다는 말에 '이 사람이라면 믿고 일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실제 협업이 시작되자, 그의 말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금방 드러났다. 고객사와의 소통은 불안정했고, 중요한 전달 사항이 누락되는 등, 기본적인 실무에서도 실수가 반복됐다. 게다가 고객사 앞에서도 경험 부족이 티 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바람에, 프로젝트 전반의 신뢰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짜증을 불러 일으켰던 건, 방송·콘텐츠 업계에서 거의 20년을 일해온 내게 끊임 없이 가르치려 드는 태도였다. 현장과는 거리가 먼 비현실적인 제안을 반복하며 흐름을 흐트렸고, 결국 실무를 다시 정리하는 건 내 몫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이 사람이 실속없는 허풍쟁이였다는걸 드러내는 사인들은 충분히 많았다. 허풍쟁이들에겐 이런 특징이 있다.
1. 말은 많은데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이런 프로젝트 많이 해봤어요' 같은 말은 하지만, 몇 번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답은 애매모호하다. 어떤 역할이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설명은 모호하고, 질한하면 얼버무리거나 말을 돌린다.
2. 유명한 회사 이름을 자주 언급한다
"그땐 ○○랑 같이 일했어요"처럼 잘 알려진 회사나 인물의 이름을 자주 끌어오지만, 그 안에서 본인이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마치 그곳과 단순히 스쳐 지나간 경험도 본인의 커리어인 양 말하며 신뢰를 끌어내려 한다.
3. 위계적인 말투를 쓴다
"이해 되시나요?" "제가 알려드릴께요" 등 의 표현을 반복하며 상대를 아래로 두려는 태도를 보인다. 협업의 관점보다는 지시나 훈계하듯 말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경험을 강하게 어필하려다 보니 말투에서 자연스럽게 우위에 서려는 기류가 느껴진다. 이는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숨기기 위해 권위를 과시하며, 말투를 통해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인상을 주려는 동시에, 타인의 의심이나 비판을 막으려는 방어 기제이기도 하다.
4. 말하는 내용의 디테일이 조금씩 바뀐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도 들을 때마다 세부 내용이 달라진다. 처음엔 간단히 도운 일처럼 말했던 프로젝트가 며칠 뒤엔 본인이 ‘총괄’한 일이 되고, 당시 상황이나 역할도 이야기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5. 본인의 성과가 지나치게 화려하다
자신이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한 주인공처럼 말하거나, 모든 사람들이 본인과 일하고 싶어 줄 서 있는 마냥 이야기 한다. 스스로의 가치를 과대평가 하며, 인정받고자 하는 강한 욕구 때문이다.
6. 정작 실무에 들어가면 회피한다
애초부터 실무에 손을 대려고 하지 않거나, 현장에서 쓱 사라지는 등, 행동에 옮겨야 할땐 본인은 사라지고 없다. 처음에는 자신감 있게 큰소리 치며, 말로는 '총괄'이나 '조율'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업무나 현장 참여는 꺼린다. 자신의 부족한 능력과 책임을 드러내지 않고 싶은, 실패와 실수를 피하려고 하는 방어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7. 본인이 한 발언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워낙 일관성 없는 발언들을 많이 하다보니, 스스로 한 말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하는 말들이 워낙 즉흥적으로 만들어 낸 말들이 많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것이다. 그래서 이전에 한 말과 상반되는 주장을 하거나, 했던 말을 부인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파트너와 협업을 시작할 때는 '말'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행동과 결과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에 휘둘리기 쉽지만, 그 뒤에 숨겨진 허점과 실체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내 역할과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정해 두는 것이 앞으로의 협업에서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갈등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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