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그 어떤 마음도
너무 간절해서 손에 꼭 쥐고
놓지 않은 적이 있었다
다시 느낄 수 없는
체온의 기억을 떠듬떠듬 떠올리며
봄조차 이겨내지 못한 꽃샘추위를 시기했다
매일 사랑이라는 모난 조각을
칼로 긁어내다가
종국엔 얇고 고운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마셔버리곤 했다
텅 빈 잔 안에는
박동수가 느려
들릴 듯 말 듯한
사내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리고
혈액은 다시 체온으로 돌아온다
왜 간절한 마음은
늘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
이따금씩 너의 체온이 느껴질 때
봄이 왔음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