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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산하 Aug 13. 2024

도전하기 적당한 나이란.

평범함을 따라가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할머니생신을 기점으로 친척들을 만나게 되면서

나이에 대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은 만나면 처음으로 묻는 고정적인 말은 " 너 나이가 몇이더라?" "남자친구는 있니?"이다.


'무슨 일 하고 있니?'라는 말은 사실 벌써 간섭하기 좋아하는 친척들 특성상 부모님에게 먼저 물어봤던 질문이라 예민하게 생각이 들거라 생각한 건지 나에게는 묻지 않고 동생들에게만 묻는데


음. 둘 다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쨌든 저런 질문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의 기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다들 나이, 직업 등에 대해 묻는다.


나도 나를 되돌아보면 누군가를 소개받을 때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첫날에는 물어봤던 것 같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이렇게 말이다.


이때 자신의 나이와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나도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은 순서로 가고 있을 때에는  아주 당당하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임고생시절까지도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 것 같은데.


요즘 나는 나의 직업과 나이를 물으면 잠깐 멈칫하게 된다.


설명하기도 애매할 뿐만 아니라 분명 나를 찾아가는 시간임을 느끼고 있지만 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뒤처져 있는 건가 싶은 마음과 아직 제대로 직업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다들 내가 임용고시를 준비 할 때에도, 임용고시를 그만두고 그림을 그리겠다고, 굿즈를 만들고 싶다고 할 때에도 '20대 중반이면 도전하기 충분한 시간이지!', '아직 어려서 괜찮아!', '30대에도 도전하는 사람들 많은 걸!' 등 이렇게 말했는데


20대 중반이라는 타이틀과 20대 후반이라는 타이틀은 느낌은 확실히 다른지 나에게 '너 이제 뭐 하려고?', '성과가 있긴 해?' 등 이렇게 물어보곤 한다.



***



도전하기 좋은 나이란 무엇일까?


개그맨 박명수가 말했던 것 같은데 늦었다고 생각이 들면 정말 늦은 거라고.


나는 이 기준은 어떤 기준일까 싶기도 하고. 고민이 들었다.


지금 2030세대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보는 '평범한 인생의 커리큘럼'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평범한 인생의 커리큘럼'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안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것일까?


자신의 직업도 빨리 정해서 목표를 세워야 해, 직장도 얼른 안정적으로 구해야 해, 돈을 성실히 모아 30 중반 이전에는 결혼도 해야 해. 그 이후엔 노후 준비와 아이계획까지 생각해야 해 등등


이런 규격 사이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이것이 '평범한 인생의 커리큘럼'으로 정의하며 주변을 재단하는 시선들과 말들에 두려워한다는 것이 맞는 것일까?


사실 나도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각자의 인생이 있다고 그렇게 가면 된다고 하는 것이 맞는 건지, 각자의 속도가 있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선택을 해도 그 사람 인생이니 참견 말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말이다.


이런 생각들 사이에서 나는 느낀 것은 어쩔 수 없는 시선들 속에서 버텨 자신의 길을 만들 수 있다면 자신만의 길을 가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규격 속 안에서 발버둥 쳐야 하지 않나 싶다.


일단 나는 주변의 시선들에 대해 완벽히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지만, 그 사람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내 속도로 직업이든, 결혼이든, 그 이후의 계획이든 나아가려고 한다.


도전하기 좋은 나이란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없는 것 같다.


그냥 내가 도전하고 싶을 그 시기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한 그 시기에 그 나이였던 것이다.


자기합리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대신 인생을 계획표를 짜서 살아줄 것인가? 도전하기 전에 먼저 꽃길을 대신 깔아줄 것인가?


말만 할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오지랖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어떻게든 먹고살 수는 있다.

그냥 내 속도에 맞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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