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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꽃

by 순례자

아카시아 꽃


바람 불어 꽃망울 우수수 떨어지는 날

초록바람에 실린 아카시아 향기가

물밀 듯 가슴에 차오르는 숲으로 가자

가지마다 송골송골 튀밥같이

매달린 하얀 꽃에는

유년의 그리움이 알알이

그대로 맺혀있다


나뭇가지 휘휘 흔들릴 때

가슴 깊이 숨겨둔 기억들이

가시 되어 아프게 찌를 때

바람에 흔들려 울려 퍼지는

종소리처럼 하얀 눈꽃 향기

온종일 어지럽게 날리는 숲으로 가자

나는 이제껏 어떤 향기를 풍기며

살아왔을까

가버린 봄을 찾느라 꽃마다 옮겨 다니는

나비만 한창 바쁜 5월의 봄날 숲길에는

백설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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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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