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초록이 강물처럼 출렁이는 날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고
이 세상 가장 서러운 곳에
쪼그리고 앉은 햐얀 찔레꽃을 본다.
삶의 고단한 문턱을 넘을 때
비 온 뒤 숲 속길로 가자
색 바랜 아카시아 꽃잎이 가시 끝에 걸려있고
연초록 여린 잎새들은 날로 푸르다.
어스름 녘 햇살이 석양으로 스러지면
가슴속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한줄기 파고 내려온다.
신록은 해마다 푸르고
나는 석양에 섰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무너진 소망 다시 회복되고
가슴에는 하얀 찔레꽃 한 포기
눈물겹게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