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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을 보며

by 순례자

풀꽃을 보며



쪼그리고 앉아 보도블록 틈에

제 이름 흙묻고 사는 풀꽃들을 보네

바쁘게 지나치는

무심한 사람들의 발길에 차여도

보란 듯이 푸른 멍 툭툭 떨치고

다시 일어서는 풀꽃들

가만히 바라 보니 노란색 보라색 흰색

저마다 예쁜 꽃을 피우고 사네


사는 일이 버거운 날은

보도블록 틈새에 옹기종기 모여

어제의 상처마저 오늘의 꽃잎으로

피어내는 풀꽃들을 보네

저마다 고개숙여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

새 생명의 시작을 준비하네

작은 일에 가슴 무너지던 지난 일이

오히려 부끄러운 아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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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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