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 알림을 끄고 만난 진짜 나의 시간
“*톡, *톡!!”
단톡방에서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리던 날들이 있었다. 직장 단톡, 친구들 단톡, 대학 동기 단톡 등등
그 진동소리 하나하나에 미세하게 에너지가 쓸려나갔다. 그리곤 해야 할 일들이 끝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었다.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나를 재촉한 것도 아닌데,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몰아세운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또 나였다.
“아직 부족해, 더 할 수 있잖아. 더, 더 해야지.”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세우던 나날들 속에서, 마음은 점점 메말라가고 조급해졌다.
챗바퀴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선 늘 소음과 정보에 둘러싸여 있다. 빠르게 움직이고, 끊임없이 반응하고 ,무언가를 성취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 속에서 정작 나는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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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아직 세상이 깨어나지 않은 시간.
창밖은 어둡지만, 오히려 그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놀라울 만큼 선명하다.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한 이 순간, 내 안의 목소리는 신기하게도 점점 더 크게 들린다.
제주에 와서 알게 되었다.
고요는 단순히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시간이라는 것을. 비어있는 나를 채워주는 시간이라는 것을.
도가 튼 도인들만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명상을 시작했다. 나랑은 멀고 먼 행위인 줄로만 알아서일까 명상은 한편으로 신비로운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꼭 해야 할 이유가 없었기에 가슴 깊이 ‘명상’을 꼬깃꼬깃 접어두었었다.
그런데 제주로 오면서 인생 모든 방면의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나며 몇 달간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었다. 이 과정 속에서 나의 중심을 세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떠올랐다.
‘명. 상!’
당장 그날부터 시작했다. 가이드를 들으며, 명상 관련 책을 읽으며 멀리멀리 떨어져 있던 그 명상이란 것에 내가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하지만 가슴 깊이 어딘가에 따뜻하고 뭉클한 무엇을 만났던 그 순간. 차갑디 차가운 물에 빨간색 잉크가 퍼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맛보았던 그 순간 나는 나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와의 만남.
누구보다 나를 지켜주고 싶고
나를 안쓰러워하고 아껴주고자 하는
나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나를 세웠고 휘몰아치는 갈등 속에서도
결코 스러지지 않는 봉을 잡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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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소란스러움 속에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만, 진짜 나를 회복시키는 건 고요한 시간이다.
겉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그 시간은 내 삶의 중심을 세워주는 힘이다.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게 해주는.
용기 내어 그 시간을 마주할 때,
나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선명해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