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 오메가 빈티지, 낡은 시간에 바치는 나의 순정
사람들은 흔히 '물욕'이라고 하면 백화점 1층을 쓸어 담는 광경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의 물욕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 나는 많이 사고 싶은 게 아니다. '틀리지 않고' 싶을 뿐이다.
시계 하나만 해도 그렇다.
내 손목에 얹을 녀석 하나를 찾는 데에만
족히 몇 주가 걸린다.
요즘 나오는 크고 번쩍거리는 신상들?
관심 없다.
내가 찾는 건 1960년대,
혹은 70년대에 만들어진 '빈티지'다.
다이얼은 세월을 먹어 누렇게 익었고,
유리는 운모라 툭 치면 깨질 것 같고,
태엽은 아침마다 감아줘야 하는 번거로운 녀석.
남들이 보면 "돈 없어서 중고 샀네~"라고 할지도 모르지. 취향의 문제다. 나는 그 작은 기계 장치 안에 응축된 50년의 시간이 좋다. 누군가의 손목에서 수만 번의 시간을 견뎌내고, 이제는 내 손목 위에서 다시 째깍거리는 그 끈질긴 생명력이 좋다.
드라마 <폭삭 삭았수다>에 나오는 금명이.
나는 그녀를 보고 느꼈다.
이것저것 건드려보고, 금방 싫증 내고,
또, 새로운 걸 찾아 기웃거리는
그런 가벼운 엉덩이는 내 취향이 아니다.
나는 한 번 애정을 붙인다거나 하면, 그대로 정착한다.
그 물건이 닳고 닳아 내 살가죽처럼 느껴질 때까지,
한 놈만 팬다.
그렇게 대구 교동을 뒤지고 인터넷 장터를 잠복. 당근도 물론. 찾고 있는 물건은 오메가 빈티지다. 빈티지라 그리 비싸지도 않다.
사실 비싸다.
낡은 시계는 내게만큼은 롤렉스보다 귀하다.
수많은 선택지를 지우고, 내 까다로운 취향을 통과해,
마침내 내 맥박 위로 안착한 유일한 녀석일 테니 말이다.
언제쯤 내가 바라는 오메가 빈티지를 찾을 수 있을까.
사파이어 글라스, 오리지널 운모, 디버클...
이것참, 군침이 흐른다.
오늘도 난 하이에나처럼 장터를 어슬렁거린다.
뭐 하는 거지, 진짜. 아놔.
글에 집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