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문장을 '숫돌'에 간다.

17화 : 소설가가 시(詩)를 쓰는 이유

by 현영강

나는 시도 쓴다.

필력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하는 루틴이다.

소설은 호흡이 길다.


수백 페이지의 서사를 끌고 가다 보면,

가끔 문장의 허리띠가 풀릴 때가 있다.


설명이 구구절절 길어지고,

굳이 없어도 될 형용사들이 군살처럼 들러붙는다.

나는 내 글이 비대해지는 꼴을 못 견딘다.


원래는 견뎠다. 바보.


그래서 시를 쓴다.

나에게 시는 감성적인 배설이 아니라,

지독한 압축의 훈련이다.


가장 날카로운 단어 하나를 찾기 위해

수십 개의 단어를 가차 없이 버리는 작업.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감정을

단 세 줄로 쳐낼 때의 그 짜릿한 손맛.


내 시는 아름답지 않다.

그러니 나에게 시는 문학의 한 장르라기보다,

소설이라는 거대한 짐승을 잡으러 가기 전,

매일 아침 내 문장의 칼날을 가는 '숫돌'이다.


아래에 제가 쓴 시를 몇 개 올려 보겄읍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