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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Aug 27. 2023

인기블로거 앱테크 따라해봤더니

월급 외 파이프라인 만들기 두번째 도전

월세소득 이후 두번째로 도전한 월급 외 소득블로그였다. 5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던 블로그가 하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블로그를 개인 일기장처럼 운영해온 탓에 알고리즘에서 제외되었는지 검색 노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애드포스트 광고 수입도 미미했다. 블로그로 돈 버는 것은 글렀나보다 포기하려는 순간, 이웃 블로그가 눈에 들어왔다.


전업주부로서 각종 부업을 통해 월 수백만원을 버는 인기블로거였다. 원래는 일상생활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경제 블로거로 변신하여 하루 1만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경제 분야 인플루언서였는데, 네이버 애드포스트 수익만 월 2백만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블로그 글들을 읽어보니 주로 아래 내용이었다.


ㅇ 집에서 부업으로 돈버는 이야기(수익 인증)

ㅇ 매달 얼마나 알뜰하게 지출하는지(가계부 공개)

ㅇ 국민연금, 개인연금, 배당주 등 노후 준비 내용 (연금액수 인증)

ㅇ 공모주 청약 결과(수익 인증)

ㅇ 고금리 예적금 특판 정보, 아파트 청약 정보 등

ㅇ 인테리어 이야기 (미니멀한 자택 공개)

ㅇ 종종 체험단 활동으로 올리는 제품 리뷰 등

 

같은 주부로서 공감이 가고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아(특히 초절약 가계부ㅠ) 왜 그리 조회수가 높은지 알 수 있었다. 생계형 직장인의 한 명으로서, 집에서 하는 부업만으로 직장인 못지 않은 월 수익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 역시 매우 부러웠다.(나도 재택근무 하고 싶다...)


참으로 다양한 부업을 하고 계셨는데, 각종 쿠폰할인에 공과금 할인, 적립금 활용, 앱테크 등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분의 블로그를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링크를 타고 들어가 어떻게 하는건지 알아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곧 회원가입, 본인인증 등 장벽을 만나 그만두곤 했다.




특히나 눈길을 끈건, 설문조사 앱테크였는데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패널로서 설문조사에 참여해 얻는 수익이었다. 여론조사기관 홈페이지에 회원가입해 패널로 등록하면 수시로 설문조사 참여를 권유 받게 되고,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그 대가로 포인트 적립을 받게 되는데, 포인트가 일정 금액 이상 쌓이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그 분은 실로 다양한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조사 패널로 참여하면서 각 기관마다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오, 괜찮은데? 나도 한번 해볼까?


여론조사기관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것이면 나름 의의도 있고, 또 제목을 보고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참여할 수 있을테니 괜찮을 것 같았다. 그야말로 몇 번 클릭으로 손쉽게 돈을 버는 것 아닌가? 부업으로 하기에 딱이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한번 해보아야지 생각만하고 깜박 잊고 있었는데, 설문조사 앱테크 글을 주기적으로 올리시는지 며칠 전 관련 글이 또 올라왔길래 이번에는 마음먹고 시도를 해보았다.


블로그 글 안내에 따라 여론조사기관 앱을 깔고, 블로그에 기재되어있는 그 분의 추천코드를 넣어 회원 가입을 했다. 추천코드를 넣으면 가입자는 3천포인트를 받고, 추천한 사람은 2천포인트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가입을 하고 자세히 읽어보니, 그분은 바로 2천 포인트를 받지만, 나는 다른 조건을 더 충족시켜야 3천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다. 왠지 속은 기분이었다.


설문 앱 첫 화면에 두 건의 설문조사가 올라와있었다. 패널 개인의 인적사항, 자산 및 소득 수준, 소비 및 투자 등 각종 성향에 관한 설문이었는데, 이 설문에 응해야 이후 맞춤형 설문조사를 보내준다고 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설문조사를 시작했는데, 시시콜콜한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아무리 답변을 해도 끝이 안나는 것이다.


게다가 문제를 읽고 답안을 클릭하는 것도 생각보다 큰 정신 노동이었다. 당장 그만두고 싶었지만, 이미 대답한 수많은 설문이 아까워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나중에는 유체이탈해서 대충 아무거나 찍자, 마음도 먹어 보았지만,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문제가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고, 알맞는 답안을 고르고 있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개인정보 탈탈 털리는 기분이, 끔찍했다.


간신히 설문을 다 마치고 나니 10여분이 지나갔다. 포인트로 900원이 적립되었다.


뭐야, 최저임금도 안되잖아?


내 소중한 10분을 900원과 바꾼 기분이었다. 그것도 의미없는 행동을 하면서 말이다. 더이상 설문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설문 참여를 권하는 메시지는 이후에도 계속 날아왔다.


참여시간 25분, 포인트 1600원

참여시간 10분, 포인트 600원

참여시간 5분, 포인트 300원

......





인기블로거는 정말 설문에 참여해 돈을 번 것일까? 그 분이 인증한 어마어마한 앱테크 수익이 정말 설문조사 참여 포인트를 쌓아 만든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그 분은 엄청난 시간 부자임에 틀림없다.


내 추측으로는, 아마도 나같은 구독자들이 그 분 블로그를 통해 설문조사 앱에 가입하면서 그 분의 추천코드를 기입한 덕분에 쌓인 포인트가 더 많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은 설문조사 백날 해봐야 시간만 날리고, 개인정보만 탈탈 털릴 뿐이다. 몇 번 클릭만 하면 되는 손쉬운 돈벌이가 있을 리가 없었다. 돈 벌기는 쉽지 않고,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렇게 나의 설문조사 앱테크 도전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래도 한가지 중요한 교훈은 얻을 수 있었다.


부업을 하더라도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은 부업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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